최순실 귀국…검찰, 소환 통보도 안 해(종합)

사전 귀국 사실도 몰라…또 끌려 다니나 비판
청와대 압수물도 임의 제출로 7박스 분량 확보

입력 : 2016-10-30 오후 5:01:00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개명 최서연)씨가 30일 귀국했지만, 검찰 수사에 여러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이번 의혹의 절정에 있는 최씨가 귀국한 직후 신병을 확보하지 않으면서 주변인과의 말 맞추기 등 정확한 진실 규명이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최씨와 연락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공식적으로 소환을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씨의 입국 시간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는데, 자진해서 갑자기 들어온 것"이라면서 "신병 확보는 수사의 단계와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해명했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수사 담당자에게 최씨의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여행, 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 있으므로 하루 정도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수사본부는 29일 오후 2시쯤 안종범(57) 대통령실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47) 제1부속비서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청와대가 국가 기밀 등을 이유로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해 오후 9시쯤 철수했다.
 
압수수색 집행을 다시 시도하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 현장에 도착해 협의를 진행한 수사본부는 임의 제출 형식으로 7박스 분량의 자료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원내 정당 중에서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는 정의당은 이날 오후 1시30분 긴급상무위원회를 열어 대책회의를 진행한 후 오후 3시쯤 수사본부가 있는 서울중앙지검을 항의 방문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긴급상무위원회에서 "최씨를 귀국 즉시 현장에서 긴급체포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소환조사 계획조차 없다니 대한민국 검찰인가, 아니면 최순실의 국선변호인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각국에 흩어져 있던 관련자들이 소환되고, 들어오지 않겠다던 최씨가 전격 귀국했다"며 "비서실 총사퇴 지시와 청와대 압수수색 퍼포먼스까지 일사불란한 출구전략 쇼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3시쯤 고영태(40) 더블루케이 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에 관련한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씨는 최근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것을 좋아했다"는 내용 등을 폭로하기도 했다.
 
태국에서 체류하다가 입국한 고씨를 상대로 수사본부는 27일 오후 9시30분부터 29일 정오까지 사흘에 가까운 시간 동안 조사했다.
 
이와 함께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이었던 정동구 한국체대 명예교수,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조사 중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처음으로 조사를 받는 정동춘 전 이사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정황을 모르고 이사장이 되는 등 개입했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정 전 이사장은 최씨의 소개로 재단에 들어간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에 "서로 알고 있었다. 내 고객이었다"며 "이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인정을 해야죠"라고 대답했다.
 
최씨와 최근에 통화한 적이 언제인지에 대해 "기억이 잘 안 난다. 오래됐다"고 말했고, 재단 운영에 관해 어떤 부탁을 받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것은 검찰 조사에서 말하겠다"고 답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최씨가 5년간 단골로 드나들었던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으로 알려진 정 전 이사장은 정동구 한국체대 명예교수에 이어 이사장을 맡았고, 이번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사임했다.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가 30일 오전 07시 30분 영국항공 BA017편입국하는 장면이 한시민에 의해 포착됐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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