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박주용 기자] 정부가 발표한 조선·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야당에서는 임기응변·책임회피식 처방이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2020년까지 11조2000억원을 투입해 250척 이상의 선박발주를, 해운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6조50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1일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마디로 부실 자체”라며 “당장 닥친 위기만 넘기고 보자는, 그야말로 생명연장식 단기지원으로 일관했다”고 혹평했다. 윤 의장은 “정부는 조선·해운산업 위기를 대외여건 탓으로 돌리는 한편 구체적인 구조조정이나 경쟁력 강화방안의 청사진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채 기존 정책을 재탕·삼탕 하는데 그쳤다”며 “조선산업 경쟁력 방안도 조선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제시했던 자구안을 인용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현재의 조선업 3강 체제를 ‘빅2’ 체제로 바꿀 것 등을 주장한 맥킨지의 컨설팅보고서 내용도 반영하지 않은데 대해 그는 “정부는 5개월 간 10억원이나 들인 보고서가 나오면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었다”며 “그 핑계는 어디갔나. 컨설팅 보고서는 휴지조각이 된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의 문제 해결방식은 폭탄 돌리기”라고 비판했다. 근본적인 대책없이 정부의 자금 지원에 의존한 수요 창출방안을 대책으로 내놨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조선업의 경우 수주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은 공급과잉이 문제의 핵심으로, 과잉설비를 얼마나 줄일 것인지에 대해 책임있는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이것이 뒤따르지 않은 구조조정안은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다시 전면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짜고, 책임있게 추진할 사령탑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폭탄돌리기를 해 온 모든 경제부처 관료들은 역사적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첫번째)이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산업경쟁력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박주용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