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분할을 검토 중인 삼성SDS의 앞날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개발 비용이 감소 추세인데다 주력인 IT서비스의 매출 비중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5일 삼성SDS의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연구개발 비용은 1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4%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도 2.19%로, 지난해 3분기(2.57%)보다 줄었다. 2.24%를 기록한 올해 상반기와 비교해도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크게 IT서비스와 물류BPO(업무처리 아웃소싱) 사업을 하는 삼성SDS는 구성원들의 역량이 곧 회사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생산 시설을 갖춘 제조사나 통신망을 갖춘 이동통신사와 달리 구성원들이 직접 고객사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보수하거나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 판매해야 한다. 그만큼 역량을 키우기 위한 연구개발 활동의 중요성이 다른 업종보다 크다.
지난 9월 기준 삼성SDS의 인원은 연결대상 자회사까지 포함해 2만2146명이며 이중 연구개발 및 기술 인력은 1만9091명이다. 연구개발 조직은 ▲기술전략팀 ▲알고리즘연구팀 ▲아키텍처연구팀 ▲플랫폼개발팀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팀 등을 갖추고 있다.
서울 잠실의 삼성SDS 본사. 사진/뉴스토마토
기존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IT서비스 사업의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고민거리다.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물류BPO 사업에 더 집중하자는 취지로 회사 분할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회사 매출의 상당 부분은 IT서비스가 맡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IT서비스부문의 매출은 3조468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9.8%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에서 IT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69.6%), 2015년 3분기(66.9%)에 이어 줄곧 하락세다. 국내 공공 및 금융 시스템통합(SI)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신규 프로젝트가 줄었다.
새로운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기존의 SI 사업의 부재를 메울 수 있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다. 삼성SDS는 지난해말 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정유성 대표이사 사장과 홍원표 솔루션사업부문 사장의 2인 사장 체제를 구축했다. IT서비스의 커져가는 공백을 솔루션으로 메우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회사 분할을 검토한다는 발표가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도 1년새 반토막이 났다. 삼성SDS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한때 27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 매각에 분할 이슈까지 겹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SDS의 주가는 이달 들어 14만원대를 전전하고 있다.
삼성SDS의 분할 작업은 해외부터 진행 중이다. 삼성SDS는 미국 법인을 IT서비스와 물류 사업을 담당하는 두 회사로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중국과 인도 등 덩치가 큰 해외 법인들도 분리를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물류사업 분할 방안에 대해 외부기관의 자문 등을 통해 검토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