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서울 최대의 판자촌으로 남아있는 구룡마을이 거주민 재정착과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큰 틀 아래 아파트와 주상복합단지 등으로 개발된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강남구 개포동 567-1 일원의 개포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안)을 수정가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개발사업 과정에서 생활터전을 상실한 철거민들이 집단촌락을 형성해 살고 있는 무허가 판자촌이다.
현재 1107세대, 1800여명이 살고 있지만, 상수도관이 공중에 설치되고 하수도가 없어 생활하수를 개천에 방류할 정도로 열악하다.
또 주거지에 공동화장실, 공동쓰레기장 등을 사용중으로 전염병 발생이 우려되며, 대부분 비닐하우스과 판자촌이다보니 최근 5년 사이 6차례나 화재가 발생할 정도로 재해에 노출된 실정이다.
강남구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라 불리며 개발권한과 개발방식을 놓고 갈등을 거듭하다 지난 8월부터 도시계획위에 네 번째 상정된 끝에 결국 통과됐다.
서울시는 이번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결정은 거주민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거주민 재정착’을 위해 개발이익은 거주민 복지와 자립을 위해 현지 재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거주민의 연령·세대·소득 수준 등을 고려한 거주민 유형별 맞춤형 주거를 계획했다.
또 단지 내 자족기능과 소득창출이 가능한 일자리 창출 공간 등을 조성한다.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창업지원센터, 재활용센터, 마을공방, 공동작업장, 공동식당, 마을까페, 도서관, 주민체육시설, 공동체텃밭 등이 들어선다. 마을공동체 분야 활동가를 투입해 현 거주민의 재정착 이후 주민생활까지 염두에 두고 관리할 예정이다.
전체 26만6304㎡ 부지에 주거용지 12만1165㎡(45.5%), 도시기반시설용지 13만4461㎡(50.5%), 의료·연구용지 1만678㎡(4.0%)이 계획됐다.아파트는 분양 1585가구, 임대 1107가구를 분양·임대 구분 없이 한 건물에 섞는 소셜믹스 방식으로 구룡마을 거주민들이 임대 물량에 이주한다.
아파트는 기존의 획일적인 판상형 중고층 아파트 배치에서 탈피해 양재대로변은 도시 대응형 고층(25층). 대모산과 구룡산 인접 지역은 자연 대응형 저층(5층)으로 지을 계획이다. 실시계획 단계에서 현상설계 공모를 거쳐 주거공간 디자인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친환경, 에너지 절약 등 관리비 절감을 위한 미래 지향적 주택을 추진한다.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맡아 공영개발방식으로 내년 실시계획 인가, 2018년 착공, 2020년 완료를 목표로 하되 자치구·거주민·토지주 등의 논의를 거쳐 가급적 완료 시점을 앞당길 방침이다.
서울 최대 판자촌으로 남아있는 구룡마을 모습.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