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정치테마주, 아무리 관리해도 지나치지 않아

입력 : 2016-12-21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최근 탄핵 정국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달 9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유력 대선주자와 연관된 정치 테마주의 주가와 거래량이 급등하는 이상징후가 나타났다.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대성파인텍(104040)은 평소 거래량이 300만~400만주 사이였지만 9일 당일 3033만주, 12일에는 3678만주로 10배 가량 증가했다. 반기문 테마주인 지엔코(065060)의 경우에도 평소 4만~10만 사이에서 12일에는 4495만주, 13일에는 무려 6411만주까지 급증했다.
 
김무성 테마주로 거론되는 체시스(033250)의 경우에도 거래량이 12일 33만주에서 13일에는 1420만주로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다. 
 
상당수 테마주들은 실체도 없으며, 주가 변동폭이 매우 크다. 작전 세력에 의해 그럴듯한 이유로 포장돼 루머가 확산되는데, 일반 투자자들이 자칫 뒤따라 투자하게 되면 주가가 급락하면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보는 종목이 급등세를 보여서 알아봤더니 사무실이 성남시청 앞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로 거론된 것이 원인”이라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오래 머물다보니까 테마주 유혹에 빠지기 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이 정치 테마주 모니터링 강화방침을 밝혔다.
 
그럼에도 탄핵 이슈 이후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릴 조짐이 보이자 이달 1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온라인상의 허위사실 게시 등 테마주 관련 루머에 대한 유포행위 엄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위를 비롯해 금감원, 거래소, 검찰 합동으로 ‘시장질서 확립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무기한 운영방침을 밝혔다. 
 
또한 20일 거래소는 이상급등종목에 대해 초기 단계부터 신속한 대응을 위한 시스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이버 루머 등 테마와 관련해 주가와 거래량이 이상급등하는 법인에 대해서는 필요 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한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임 위원장의 발언 이후 정치 테마주 이상현상은 대체적으로 진정되는 추세다. 그러나 다소 거래량이 감소했지만 평소보다는 몇 배 많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종목도 여전히 남아있다.  
 
최근 급변하는 정국을 감안하면 정치 테마주는 언제라도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 이는 결국 투자자 피해와 시장에 대한 신뢰도 저하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과 즉각적인 대응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김재홍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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