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잡힌 '이완영·최순실·우병우' 커넥션

박영선 의원 '고령향우회' 술자리 사진 공개…'이완영·이경재 나란히'
우 전 수석 집사가 고령향우회 부회장…'최순실 연결고리' 역할 의혹

입력 : 2016-12-23 오전 1:32:39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조 특위 위증교사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과 최순실(60·구속 기소)씨 모녀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가 이른바 폭탄주 모임에서 함께 자리한 사진이 공개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여기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가족회사인 정강의 이정국 전무가 두 사람과 친분이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이 의원을 만나 구명을 부탁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 의원의 위증교사 의혹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2일 열린 제5차 청문회에서 2013622일에 찍힌 사진 한장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경북 고령향우회 회식 장면을 찍은 것으로, 이 의원과 이 변호사가 서로 붙어 앉아 있다. 시민 제보로 공개된 이 사진을 고령향우회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사람이 바로 이 전무다. 이 전무는 우 전 수석 처가가 경기도 화성시 기흥컨트리클럽 주변의 이른바 화성땅의 차명 소유자이며, 우 전 수석 처가와 넥슨간 강남 땅 거래를 소상히 알고 있는 인물로, 우 전 수석의 집사로도 불린다. 정리하자면 이 변호사와 이 의원, 이 전무 등 최씨와 우 전 수석의 측근들이 고령향우회를 매개로 얽혀 있는 것이다. 시민이 제보한 사진은 총 다섯장으로 이 의원과 이 변호사, 이 의원과 이 전무가 각각 함께 찍혀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제5차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공개한 2013년 6월22일자 고령향우회 저녁식사 사진. 왼쪽 가운데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과 그 옆에 자리한 최순실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가 같이 앉아 있다. 사진/박영선 의원실
 
 
박 의원은 이날 이 전무와 정 이사장을 상대로 이 의원과의 관계와 최씨와 우 전 수석과의 관계를 매섭게 추궁했다. 먼저 박 의원은 참고인이자 우 전 수석의 지인으로 출석한 이 전무에게 고령향우회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의원과의 관계를 캐물었다. 고령향우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 전무는 이 의원과 아주 잘 알고 있는 사이 아니냐는 질문에 잘 아는 게 아니라 저 향우회...”라고 얼버무렸다. 이에 박 의원은 "이완영 의원과 이경재 변호사, 이정국 전무가 수시로 만난 사이"라며 "이들이 다 연결이 돼 있다"며 이 전무와 이 의원이 함께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박 의원의 맹공은 정 이사장과 이 의원의 관계를 도려내며 절정에 달했다. 박 의원은 정 이사장에게 문체부가 재단 설립 허가를 취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외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적이 있다. 현직 국정조사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 일요일에 만나 재단 구명을 부탁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에 정 이사장은 구명...말은 그렇게 했는데, 실제로..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완영 의원님한테는 그렇게..”라며 답을 제대로 못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에게 질문을 돌리며 쐐기를 박았다. K스포츠재단 노승일 부장과 박헌영 과장은 정 이사장이 이 의원을 상대로 구명활동을 했다는 이야기를 정 이사장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느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 모두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 의원은 박 과장을 청문회 전 만나 최씨의 태블릿PCJTBC가 불법적으로 취득한 것으로 몰고 가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는 이 같은 내용을 독일에서 귀국하기 전 전화를 통해 국내 지인에게 지시했다.
 
이날 청문회 내용과 공개된 사진을 종합하면 이 의원과 우 전 수석 측근 이 전무, 최씨 변호인 이 변호사는 향우회 회원으로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 의원은 정 이사장과 대구 대륜고 선후배 사이로 역시 직접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최근 일련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최씨가 태블릿PC의 주인임이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변호사가 검찰의 현물확보 과정을 집요하게 따지면서 최씨와 태블릿PC를 분리하려 하고 있는 것과 이 의원, 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이 태블릿PC는 고영태씨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 고령향우회로 이 의원과 이 전무, 이 변호사가 묶여 있는 것은 우 전 수석과 관계가 있다. 우 전 수석의 장인인 이상달 전 정강중기 회장은 생전에 고령향우회 회장을 맡았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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