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주요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3분기에 비해 부진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상승으로 인한 채권평가 손실규모 증가 등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다만 당초 우려에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5개 주요 증권사 영업이익 총액은 3분기 2898억원에서 4분기 2700억원으로 6.83%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요 증권사 분기별 영업이익 (단위 : 억원, 연결 기준) 출처/에프엔가이드
이에 대해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거래대금이 일평균 7조원대로 축소되면서 위탁이나 자산관리 등 전통적인 비즈니스의 수익이 악화됐다”면서 “금리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 규모가 확대됐는데 파생상품 운용 등으로 만회하기 어려웠던 점이 4분기 실적악화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당초 우려보다는 실적부진의 폭이 깊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1000억원으로 2014년 4분기 6조6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면서 “전 분기 대비 10% 이상 위탁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향후 증권사 실적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이효섭 지본시장연구원 박사는 “미국이 올해 세 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채권평가손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올해 증시가 박스권 돌파가 예상되면서 수익개선에 대한 모멘텀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대형 증권사의 탄생으로 인한 IB 분야 기대감을 감안하면 실적이 4분기보다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주요 증권사의 영업이익은 3분기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김재홍 기자
정길원 연구원은 증권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정 연구원은 “이달부터 일부 증권사들의 운용수익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연간 기준 증권업종의 전체 이익은 소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증권업종은 저금리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보유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서보익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이 상승하면서 합병 이후 새로 출범하는 대형 증권사들의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면서 “대형사 중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에 주목한다”고 언급했다.
반면에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강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증권사들이 채권평가손실을 상당 부분 인식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일부 증권사는 자기자본 규모는 4조원 이상을 확충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면서도 “다만 대형 증권사들이 실적개선으로 증명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