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최순실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가 최씨의 돌발행동과 박근혜 대통령의 인터뷰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것과 관련해 청와대와 '사전 교감설'을 부인했다.
이 변호사는 2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최씨가 박영수 특별검사팀 강제소환 때 특검의 강압수사를 주장한 뒤 박근혜 대통령이 '정규재TV'와 '최순실 게이트' 이후 첫 언론 인터뷰를 가지면서 이번 이 변호사의 기자회견도 이와 일맥상통한다는 말이 나왔다. 설 연휴 직전 민심을 고려하고 청와대와 미리 교감을 나눈 게 아니냐는 목소리다. 이에 이 변호사는 "전혀 그렇지 않다. 변호인으로서 직무 수행을 위해서다. 되도록 정치적 부분과 연결되는 것을 경계한다. 불필요한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전날 최씨의 행동과 관련해서 "그러지 않아도 국민의 손가락질이 쏟아지고 있는 최씨가 물의를 일으키는 것을 굉장히 경계한다. 예상하지 못했다. 어쨌든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변호인과 상의한 부분이 아니라 최씨 독자적인 행위임을 밝혔다.
이날 이 변호사는 특검이 최씨에 대해 '변호인 조력권 배제', '독직 가혹행위', '범인에 대한 용서권',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곤란' 들의 행위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특검 부장검사가 최씨에게 폭행보다 더 상처를 주는 폭언을 연발하여 정신적 손해를 입혔으므로 형법 제125조의 독직가혹행위죄를 범했다"며 고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의견서를 제출하니 특검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그러니 언제든지 검찰, 경찰,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은 제3의 기관이 이를 조사한다면 확인에 응할 생각이다. 어느 기관에 할지는 앞으로 생각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이 변호사는 독직 행위에 대한 근거가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특검 사무실에 아마 폐쇄회로TV(CCTV)가 있을 것이다. 당시 녹화 화면을 우선 특검에서 공개해야 한다"라고 주문하며 "독직 행위가 있었다는 최씨 주장을 한 두 번 확인한 것이 아니다. 제가 직접 담당 검사에게 몇 가지 확인하기도 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 변호사 기자회견 현장에는 두 명의 시민이 발표하는 이 변호사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민주주의 입에 올리지 마'란 글귀를 들고나온 가정주부 위모씨는 이 변호사에게 "말도 안 되는 여자를 변호한다. 최씨가 무슨 대접을 받고 조사받아야 하나"라고 따져물었다. 기자회견 뒤 취재진과 만난 위씨는 "최씨가 전날 자기 손자를 언급했는데 자기 자식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 것 아닌가. 자기 손자 손녀만 안락하게 살면 되고 다른 얘들이 굶어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비정상"이라며 "민주주의 짓밟은 사람이 어떻게 감히 민주주의라는 말을 쓸 수 있느냐"며 혀를 내둘렀다.
최순실씨의 변호인 이경재(왼쪽) 변호사 기자회견이 26일 서울 서초동 정곡빌딩에서 열린 가운데 위모씨가 이 변호사를 향해 최씨 변호에 대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