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어수선했던 조직 분위기를 안정시키고 리서치센터를 재건한 점은 좋은 평가를 받지만 실적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손실 1929억원, 당기순손실 1615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영업이익 125억원, 당기순이익 88억원은 물론 2015년 영업손실 166억원, 당기순손실 123억원에 비해 악화된 실적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913억원과 1001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것이 실적악화의 주된 원인이었다. 3분기는 영업이익 61억원, 4분기는 영업손실 76억원을 기록했다.
여 대표가 지난해 2월말 취임했기 때문에 1분기 실적에 대한 경영책임을 묻기 어렵고 하반기 실적개선을 이끌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4분기 성적이 아쉽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지난해 8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한화투자증권
오히려 실적보다 조직 분위기가 안정된 점이 여 대표의 대표적인 성과로 거론된다.
주진형 전 대표 시절에는 그의 개혁 드라이브에 대해 내부 반발이 존재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그의 개혁 마인드가 증권가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의견과 '일방통행식 소통'이라는 비판이 공존하기도 했다.
리서치센터를 강화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2012년 70명이 넘던 애널리스트 수는 지난해 초 16명까지 급감했다가 여 대표 취임 후 현재 31명으로 회복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여 대표가 취임 직후 ‘덧셈경영’을 통해 조직 화합에 나서면서 사내 분위기는 과거에 비해 매우 좋아졌다”며 “리서치센터가 수익성은 크지 않지만 증권사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재건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손실 1929억원, 당기순손실 1615억원을 기록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다만, 올해 한화투자증권의 경영목표인 ‘흑자기업으로 재탄생’ 달성 여부는 물음표다.
여 대표는 투자은행(IB) 부문을 증권사의 성장동력으로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올해 IB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초대형 증권사들이 최근 IB 분야 확대에 나서면서 이들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위험성이 남아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대규모 ELS 운용손실이 발생한 시점이 2015년 중반이었다”면서 “ELS 상품의 만기가 보통 3년인점을 고려하면 내년 중반까지 손실의 위험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