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10일로 꼭 1년을 맞이한다. 165일 만에 남북 합의로 재가동됐던 2013년과 달리 한반도 정세가 호전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어 재개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 사이 입주기업들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었고, 이들 기업에 원부자재를 납품해온 5000여개의 협력업체들은 연쇄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기업인들은 사업장 대신 아스팔트 위에서 투쟁에 나섰고, 일부 근로자들은 생계를 잇기 위해 일용직을 전전하고 있다. 놓지 못하는 희망은 여전히 '공단 재개'다.
개성공단기업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 1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개성공단기업협회
개성공단기업협회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9일 개성공단 폐쇄 1년을 맞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체 조사한 지난 1년간 입주기업 123곳의 손실금액을 공개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개성공단 전면중단 후 1년간 손실금액은 기업당 평균 20억원 규모로, 25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를 포함한 실제 피해액 합계는 1월말 기준 1조5404억원이다.
반면 정부가 지금까지 피해기업들에게 지원한 금액은 총 4838억원이다. 정기섭 비대위원장은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는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은 행위로 정부 지원책도 (실질피해액의)3분의1에 불과한 무이자대출 성격에 그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피해는 영업기업에까지 고스란히 이어져 도미노식 연쇄도산이 가시화되고 있다. 영업기업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식자재·건설자재 납품, 유지·보수 등 영업활동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개성공단 내에서만 66곳(공기업 제외)이 활동했다. 영업기업 가운데 지난해 6월말 기준 정부 지원이 한 푼도 없는 기업은 28곳에 달한다. 건설현장이나 식당 등 일용직에 전전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힘겨운 1년을 버틴 개성공단 관련기업들은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비대위 설문에 응답한 83개사 가운데 67%는 재입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정 위원장은 "지금이라도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논의가 시급히 시작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