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임차시장 전월세 공급량도 크게 늘고 있다. 그동안 공급자인 집주인 우위에서 수요자인 세입자 우위의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도 주춤해졌다.
세입자의 부담을 키웠던 반전세 가격 상승세도 둔화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도 당분간 크게 증가하지 않을 전망이다. 향후 공급 물량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데다, 금리 마저 인상될 경우 집주인들의 월세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 보증금은 5872만원으로, 전달(5873만원)보다 소폭 하락했다.
전국 월세 평균 보증금은 작년 1월 5754만원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8월 5901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9월 5862만원으로 하락한 이후 다시 반등하기도 했지만 작년 11월 5883만원을 기록한 이후 2개월 연속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평균 월세 가격 역시 작년 8월 62만5000원 이후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입주 물량 증가로 인한 임차시장 공급이 늘면서 수요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2~3년간 급증한 분양물량들이 입주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투자 목적으로 나선 수요자들의 물건이 임차시장으로 쏟아진데 따른 것이다.
서울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중개업소 모습. 공급 물량 증가로 인해 임차시장이 수요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늦춰지고, 월세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입자들이 월세에 비해 안정적인 장기 거주가 가능한 전세를 선호하면서 월세 시장은 약세 장세가 이어지고,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 역시 주춤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지난 1월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3721건으로 작년 같은 달 1만2575건보다 1000건 넘게 늘었다. 하지만 월세 거래량은 같은 기간 4734건에서 3598건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작년 1월 37.6%에 달했던 임차시장 월세비중은 올해 4.1%p나 떨어진 33.5%에 머물렀다.
특히 전세가격 급등기 세입자들의 부담을 키웠던 반전세 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재계약이나 새로운 전셋집으로 이동 시 기존 전세 보증금에 오른 가격 만큼을 매달 월세로 지불해야 했던 반전세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가격이 올랐다.
전국 반전세 가격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15년 6월 이후 지난달까지 19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작년 10월과 11월 각각 0.11%와 0.12%에 달했던 상승률은 12월 0.04%까지 축소 되더니 지난달에는 0.01%를 기록하며 약보합세로 전환됐다.
입주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해는 금리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서민들의 목돈 마련에 대한 부담은 물론 월 지출 부담마저 키웠던 반전세 등의 월세 가격은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남영우 나사렛대학교 교수는 "수요와 공급 논리가 크게 작용하면 주택시장 특성을 보면 입주 물량 증가로 인한 임차시장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전세 선호 현상이 뚜렷한 상황에서 금리가 오를 경우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 의지가 다소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