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22일 일자리 정책 행보에 속도를 붙였다. 대부분의 대선주자들이 일자리 문제를 최우선 정책 목표로 삼은 가운데 안 전 대표는 새로운 고용 창출보다 일자리의 질적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민간 주도의 일자리 문제 해법을 내세운 안 전 대표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안 전 대표는 전날 정부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정부가 대기업 임금 수준의 80%를 보장하고 공공부문에 직무형 정규직을 도입하는 등의 내용을 뼈대로 하는 일자리 공약을 발표했다. 고용정책의 기조를 일자리 질적 개선에 맞춰, 공정한 보상시스템을 구축해 임금 격차와 차별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확충 등 고용 창출에 나선 것과 비교해 차별화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일자리 문제의 원인에 대해 “과거 정권이 양적확대 위주의 일자리 정책을 추진해오면서 일자리의 질이 악화됐다”며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경력단절 여성들이 새 직장을 갖기 어려운데 그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임금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안 전 대표는 이 같은 취지로 22일 경기 시흥 시화공단 내 중소기업인 프론텍을 찾아 일자리 정책의 핵심을 중소기업 육성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상승과 고용기간 안정화를 토대로 기업 성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실력만으로 경쟁해서 인정받고 중견기업을 거쳐서 대기업이 될 때 가장 양질의 많은 일자리들이 생긴다”며 “이 부분에 일자리 정책은 모든 중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육성 방안으로 “현재 많은 국내 국책연구소들이 대기업 위주의 연구가 아니라, 이제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센터로 일 하도록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성 인력 정책의 개선도 안 전 대표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이날 안 전 대표가 방문한 프론텍은 경력단절여성 지원을 통해 여성 일자리 창출 모범 기업으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5월 철탑산업훈장을 받은 바 있다. 경력단절여성 지원은 중소기업이 실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담은 안 전 대표의 일자리 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그는 “경력단절여성 예방 대책의 일환으로 임산부 해고금지 기간을 현행 30일에서 90일로 늘리는 등 실질적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일·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2030 여성 경력단절 예방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안 전 대표의 캠프 내에서는 대기업 육성 정책과 관련해 각 대기업이 자사만의 전문 영역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문 대기업으로 성장시켰을 때 정부가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정책 발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을 방지해 중소기업이 여러 사업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2일 경기 시흥 시화공단 내 중소기업인 프론텍을 방문해 여성 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