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을 진찰하다 보면 자폐스펙트럼장애라는 병명만으로 차이를 설명하기 어려워 여전히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을 사용하고 있다. 어찌된 이유인지 모르지만 환자의 보호자들은 자폐성장애라는 진단명보다는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을 선호하는 듯하다.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을 들으면 보호자들은 놀라기보다 자폐성장애와의 차이를 묻는다.
사실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은 DSM-5가 발표되며 사라졌다. 과거 DSM-4에서 독립된 질환명으로 존재했던 아스퍼거증후군은 자폐스펙트럼장애라는 병명에 포함돼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병명은 여전히 활발히 소통되고 있다.
일반적인 자폐스펙트럼장애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리고 아직도 비공식적인 병명으로 유통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스퍼거증후군이 일반적인 자폐증과의 차이는 언어능력의 차이일 것이다. 아스퍼거증후군의 경우 언어발달이 늦기는 하지만 언어구사가 가능하다. 그러므로 외견상 문제 없이 사회생활을 하는 아스퍼거인도 적지 않다. 그러나 자페스펙트럼장애 환자들이 지니는 사회적인 소통능력의 결핍과 감각이상 현상은 동일하게 존재한다.
공식적인 병명자체는 없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데는 두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다. 먼저 환자 보호자들이 자폐증 환자라는 용어보다는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을 선호한다. 아마도 아스퍼거증후군은 지능이 높다는 사회적 통념이 작용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적기 때문일 것이다.
치료자에게도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병명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반적인 자폐증의 경우 사회성을 발달시키고 언어와 비언어 모두 사용하여 의사소통능력을 키우는 것이 과제가 된다. 반면 아스퍼거증후군의 경우 언어는 가능하지만 언어 이면의 활용능력의 부재, 타인의 마음에 대한 공감능력의 부재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된다, 그러므로 아스퍼거증후군이란 병명이 사용되는 순간 환자의 특징과 과제의 분류가 가능하기에 여전히 임상가들 사이에서 사용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유통되고 있지만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일종인 것은 분명하며 본질상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 역시 명확하므로 이 역시 근본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