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글로벌 IT업계의 무게 중심이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로 이동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HW 비중이 압도적이다.
13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IT 시가총액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IT업계 시가총액 중 HW 업종 비중은 85%로, 15%에 그친 SW 업종을 압도했다. 10년 전인 2006년(HW 91%, SW 9%)에 비해 두 업종 간 격차는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면 해외 주요 국가들은 HW에서 SW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IT 시가총액 중 SW의 비중은 54%로, HW(46%)를 앞질렀다. SW는 2013년 처음으로 HW를 제친 이후 줄곧 앞서고 있다.
미국은 2006년 HW와 SW의 비중이 50대 50이었지만 지난해 38%, 62%로 전환됐다. 중국은 최근 10년 사이 인터넷 업종이 커지고 전자부품 업종의 비중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SW가 58%, HW가 42%를 기록했다. 일본은 전자부품과 가전 업종의 비중이 높아 HW가 69%, SW가 31%로 HW의 비중이 높다. 보고서는 "일본은 전자부품을 제외하면 특정 업종의 편중이 크지 않고 SW 비중이 한국처럼 크게 낮지 않다는 것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2016년 주요국 업종별 IT 시가총액 비중(자료: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글로벌 IT기업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중 SW 분야 기업 수는 1990년 24개에서 2000년 34개, 2010년 41개, 2015년 51개로 매년 증가세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으로 HW 기업수가 51개로, SW(49개)를 다소 앞섰다.
지난해 IT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는 애플이 6176억달러로 2015년에 이어 1위를 지켰다. 알파벳(구글 지주회사)이 5391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4832억달러), 아마존(3563억달러), 페이스북(3316억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다. 상위 5개 기업을 미국이 휩쓴 가운데 텐센트(2295억달러), 알리바바(2195억달러) 등 중국 기업이 6위와 7위를 기록했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2066억달러, 8위)가 상위 30대 기업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IT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미국이 54개로 가장 많았으며 아시아(19개·일본 제외), 일본(14개), 유럽(12개)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는 "언제 알파벳이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오를지가 관전 포인트"라며 "애플이 주도하는 모바일 컴퓨팅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지만, 알파벳이 애플을 완전히 제치는 시점은 2018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