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덴바덴=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달 발표하는 미국 정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에게 "환율·경상수지 등 대외부문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17일(현지시간) 유일호 부총리는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해 라가르드 IMF 총재와 양자 면담을 가졌다.
유 부총리는 IMF가 회원국의 환율과 경상수지 등 대외부문과 관련 국가별 특수성을 고려해 공정하고 신중하게 평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의 환율보고서가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달라는 입장이다.
미국 재무부는 오는 4월 환율조작국(심층분석대상국) 지정을 포함한 환율보고서를 발표한다. 한국은 세 가지 요건 가운데 두 가지에 해당돼 관찰대상국에 올라있다.
이에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라가르드 총재에게 한국의 환율정책 및 최근 경상수지 흑자 원인에 대해 적극 설명했다.
그는 "환율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도록 하고 급변동 등 예외적인 상황에 한해 양 방향으로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시행 중"이라며 "최근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확대는 고령화와 유가 하락에 주로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측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 증가에 대응해 IMF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유 부총리는 거시경제여건이 건전한 국가들도 소규모·일시적 유동성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IMF 예방적 대출제도의 신규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IMF 이사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독일 바덴바덴을 방문중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도린트호텔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바덴바덴=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