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자신의 영업소가 아닌 다른 음식점에 활어를 운반하는 행위도 식품위생법상 식품운반업에 해당하므로 담당 지자체에 신고하지 않는 것은 위법이란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활어 유통업자 김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식품운반업 신고를 하지 않고 백합, 멍게, 고둥, 가리비 등 수산물을 피고인의 영업소가 아닌 경주, 포항 등에 있는 횟집 등 음식점에 판매하면서 운반하는 행위를 했다"며 "이는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본문에서 정한 부패·변질되기 쉬운 식품을 운반하는 영업을 한 것으로, 식품운반업 신고의 예외사유 중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활어 운반 차량을 이용해 계속·반복적으로 수산물을 운반했다면 영리를 목적으로 판매와 운반을 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따라서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에 따라 식품운반업 신고를 하지 않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은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식품운반업의 신고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식품위생법과 식품위생법 시행령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결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10년 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활어 운반 차량 1대를 가지고 울산 북구에 있는 수산업체에서 수족관 2개를 임대한 후 백합, 멍게, 고동, 가리비 등 수산물을 보관하면서 경주, 포항 등지에 있는 20여곳의 횟집 등 음식점으로 운반해 도매로 유통하는 사업을 했다. 하지만 2012년 한해에만 2억6000만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는 식품운반업을 하면서도 관할 경주시장에게 신고하지 않았다며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활어를 판매하면서 이에 수반해 매수인의 요청에 따라 활어를 운반해 준 것은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 제4호 단서 소정의 '해당 영업자의 영업소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식품을 운반하는 경우'에 해당해 식품운반업 신고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가 "김씨의 활어 배달은 판매에 따른 서비스 차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식품운반업에 해당한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