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006360) 사장이 불확실한 건설경기에 대비해 ‘주택사업 다각화’로 신성장동력 마련에 나섰다. 올해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와 공공물량 감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주택시장의 둔화 가능성이 짙어지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GS건설은 대형 건설사 최초로 단독 주택사업에 뛰어 들었다. 김포 한강신도시 운양동, 마산동 일대에 자사 첫 단독주택 단지인 '자이더빌리지'를 공급한 것이다. 단독주택의 독립성에 아파트의 편의성과 보안성 등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로 시장에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전가구는 남향 위주로 배치됐다.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공급되지만 세부 타입은 6개로 나뉘면서 수요자들의 다양성을 충족시켰다. 이는 평균 33대 1이라는 놀라운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요인이 됐다. 전체 525가구 모집에 총 1만7171건이 접수된 것이다. 단지별로는 1단지 37대 1, 2단지 47대 1, 3단지 39대 1, 4단지 12대 1, 5단지 5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앞서 GS건설은 지난해 8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 첫 테라스형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인 '동탄 레이크자이 더 테라스'를 공급한 바 있다. 지난 10월에는 국내 대형사 중 최초로 만 60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는 주거 단지인 시니어주택 사업에도 진출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 일대에 1345가구 규모의 시니어주택 '스프링카운티자이'를 선보인 것이다.
임 사장을 비롯해 GS건설 임직원들은 기존 주택의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국내 주택시장의 또 다른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트렌드를 선도한 셈이다.
이 같은 시도는 실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내 주택부문 매출은 지난해 3조원에서 올해 5조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GS건설은 해외 현안 프로젝트의 순차적 준공, 주택 매출액 상승에 따른 이익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임 사장이 취임한 첫 해인 2013년 GS건설의 연간 매출은 9조5815억원, 영업손실은 937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조360억원, 1430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매출의 경우 전년(10조573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10조원을 넘겼다.
또 임 사장은 올해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 새로운 사업 발굴에도 속도를 내고 현장 경영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올초 신년사에서 "앞으로 5년 또는 10년 후에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찾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면서 “회사 인적자원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회사 전체 역량을 도출해 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임 사장은 올해 위기극복을 위해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조직의 위기관리 능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그는 과거 직접 중동의 발주처를 찾아 다니면서 공정을 관리하고, 대금을 회수하는 역할을 했다. 또 인도네시아, 인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한 달 넘게 해외에서머물렀고, 해외 발주처 관계자와의 스킨십 강화를 위해 통역사 없이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3년 취임한 임 사장은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해 허창수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면서 “또 조직의 빠른 의사결정과 경영효율성을 끌어올려 GS건설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