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보통신기술(ICT)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선과 함께 정부 조직개편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새 정부는 ICT와 과학기술을 분리, 전담 부처를 따로 둬야 한다는 의견이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송·통신 분야 거버넌스 개편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박현준 기자
박진호 숭실대 소프트웨어융합센터장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송·통신 분야 거버넌스 개편방향' 토론회에서 "ICT와 미디어, 융합 생태계를 아우를 수 있는 전담조직인 융합혁신부의 신설이 필요하다"며 "융합혁신부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확산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학기술은 핵심기술 확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과학기술을 맡는 독임부처나 전담 위원회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부처 명칭을 두고 갑론을박도 있었다. 김창곤 과학ICT융합포럼 의장은 "융합혁신부라는 이름은 모호해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박근혜정부에서) 창조경제가 무엇이냐를 두고 몇 년간 시달렸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새 정부의 ICT 전담부처 명칭도)기능 위주로 하는 것이 명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 의견이 분리로 모아진 가운데 이성엽 서강대 ICT법경제연구소 부소장은 ICT와 과학의 분리를 반대했다. 그는 "기초과학과 지능정보기술의 발전이 기존 산업의 혁신 및 신산업 창조를 가능케 한다"며 "우리도 과학기술과 ICT를 결합한 혁신 전담부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처 명칭은 "정보과학미디어부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에서 ICT와 과학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총괄했지만, ICT 기능은 각 부처로 산재됐다. 방송서비스의 규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전자정부와 통합전산센터는 행정차지부가 각각 맡았다.
ICT 전담부처 신설에 대한 유력 대선주자들의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과학기술부 부활을 제시했다. 대통령 직속 합의제 기구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구성도 제안했지만, ICT 전담부처 신설 여부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지 않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미래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복지부 등에 산재된 국가연구개발비를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을 뿐, 역시 ICT 전담부처에 대한 공약은 내놓지 않았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