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롯데·SK 재단출연금 '제3자뇌물' 추가

박 전 대통령, SK에는 '요구'·롯데는 '수수'

입력 : 2017-04-17 오후 4:41:02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하면서 국정농단 사건을 마무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강요·강요미수·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수수·제3자뇌물수수·제3자뇌물요구)·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에 적용된 범죄 사실은 특수본 1기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한 15개에 3개가 추가된 총 18개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와 함께 지난해 3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부터 신규특허 부여 등으로 면세점 영업이 지속될 수 있게 해달라는 등 경영 현안과 관련된 부정한 청탁을 받고, 같은 해 5월 롯데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경기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비용 명목으로 70억원을 공여하도록 하는 등 제3자뇌물수수 혐의가 추가됐다. 롯데그룹은 그해 6월 검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하기 직전 이 금액을 돌려줬지만, 검찰은 이를 뇌물공여 혐의로 판단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부터 워커힐호텔 면세점 특허사업자 선정, CJ헬로비전(037560) 인수 등 경영 현안과 관련된 부정한 청탁을 받고, SK그룹이 K스포츠재단 등에 '가이드러너 지원사업', '해외전지훈련사업' 등 명목으로 89억원을 공여하도록 요구하는 등 제3자뇌물요구도 받고 있다. 삼성그룹이 지난 2015년 10월과 지난해 3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800만원을 지원하도록 한 최씨 등의 직권남용 혐의에 박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용했다.
 
특수본 1기 단계에서 박 전 대통령은 최씨,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공모해 16개 대기업이 미르재단에 486억원, K스포츠재단에 288억원을 지원하도록 하는 등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받았다. 특검팀 수사에서는 삼성그룹에 대한 승계 작업 등 현안을 해결해 달라는 청탁의 대가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으로부터 213억원을 받기로 약속한 후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사용할 말 구매비 등 실제 77억9735만원을 받는 등 총 433억28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추가됐다.
 
박 전 대통령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공모해 정씨가 준우승한 전국승마대회를 감사한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을 사직하게 하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 등과 공모해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 심사 결정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통해 최씨가 이 부회장으로부터 승마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받은 이상화 KEB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지점장을 글로벌영업2본부장으로 임명해 승진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함께 공무상 비밀 내용을 담고 있는 문건 47건을 최씨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외부 이메일에 첨부해 전송하거나 최씨에게 직접 전달한 혐의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케이디코퍼레이션과 플레이그라운드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납품·광고 발주에도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가 포스코(005490)를 상대로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한 후 더블루케이가 매니지먼트를 맡도록 하고, KT(030200)를 상대로 최씨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측근을 임원으로 채용하도록 한 혐의 등에도 개입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공모해 2013년 7월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같은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4차 검찰 조사가 진행중인 10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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