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하반기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해 고속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올해 입찰목표 건수를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 가량 늘린 107건으로 정했다. 해외 수주액 역시 총 24조7700억원 안팎으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4조1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어나면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직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2%, 24.3% 감소했다. 실적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해외수주가 극심한 침체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1분기 해외 신규수주가 부진했던 현대건설은 하반기 중동과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에콰도르 정유 30억달러 ▲이란 제논 정유시설 28억달러(대우건설 컨소시엄)·병원 4억달러 ▲쿠웨이트 가스복합화력발전 25억달러 ▲우즈베키스탄 석유화학 20억달러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10억7000만달러 ▲베네수엘라 정유공장 50억달러 ▲사우디 송변전 1억5000만달러·가스시설 10억달러 ▲싱가포르 매립 18억달러 ▲파나마 교량 12억달러 ▲방글라데시 석탄화력발전 10억달러 등이 이미 수주했거나, 수주가 확실시 된다.
이들 프로젝트의 총 수주액은 219억2000만달러 규모로 한화로 24조7700억원이다. 올해 연간 수주 목표 24조3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 역시 “하반기 수익성이 높은 신흥시장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양질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해외 장기 미착공 프로젝트인 우즈베키스탄 GTL(5억달러)과 러시아 비료공장(15억달러)이 실질적인 토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올해 연말부터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베네수엘라 정유공장(30억달러)은 상반기 내로 금융협상이 종결·완료되면서 올해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50여건이었던 입찰 건수도 올해 107건으로 두 배 가량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하반기부터 신흥시장의 매출 증가로 해외 원가율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현대건설이 지난 2009년 수주한 UAE 초대형 해외플랜트. 사진/현대건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