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비정규직 12만명 '기대감'…자회사 통한 직접고용 방안 유력

인천공항공사 1만명 전환 발표…"근로조건 상향보단 고용 안정에 중점"

입력 : 2017-05-14 오후 4:24:28
[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인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다른 공공부문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인천공항의 경우 자회사 설립을 통한 직접고용 방식이 유력하다. 인천공항의 정규직 전환 방식이 확정되면 다른 공공기관들의 간접고용 정규직화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12일 공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에서 공사 소속 비정규직 직원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고용형태는 대부분 간접고용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는 6903명으로 정규직(1166명)의 6배가 넘는다. 올해 말 제2터미널이 개통되면 간접고용 노동자는 9924명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공사에 직영 자회사를 설립해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소속이 협력업체에서 직영 자회사로 전환되면 임금체계 등 근로조건은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고용안정이 보장된다.
 
정부로서도 인건비 추가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자리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가령 용역업체에 인건비 등으로 100억원이 지급된다면 그 중 3억원은 관리비, 7억원은 이윤이다. 이게 자회사라면 7억원은 줄 필요가 없다. 그만큼 인건비도 늘릴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자회사 직접고용으로 전환되면 임금은 기존 용역업체에서 받던 임금보다 5~10%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외에 간접고용 규모가 큰 에너지·철도 관련 공기업들도 자회사를 통한 직접고용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모기업(기관)이 모든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접고용하면 단기적으로 조직 정원이 급속도로 불어나 간접노무비가 급증하고, 기존 정규직들과 정규직 전환 노동자들 간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기관 특성에 따라선 사업 영역이나 직군별로 복수의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가능하다. 서울도시철도공사의 경우 서울도시철도그린환경주식회사와 서울도시철도엔지니어링 등 2개의 자회사를 설립해 각각 1715명, 416명을 고용 중이다.
 
반대로 간접고용 규모가 작다면 기관 내에 별도의 직렬을 만들어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정규직들과 근로조건 차등은 불가피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용역업체에서 월 150만원 받던 노동자들에게 직무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300만원을 줄 수는 없다”며 “별도의 직렬을 만들어 직렬별로 임금체계를 달리 적용하거나, 기존의 근로조건을 바탕으로 임금을 책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규직 전환이란 게 기존 정규직인 사무직 노동자들과 똑같은 임금을 주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주고 고용불안을 해소해주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론 기존 정규직과 차이를 조금씩 줄여나가더라도 초기에는 부담이 적은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중앙행정기관과 교육기관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직접고용 전환 시 공무원이 된다. 다만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근로조건이 차등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2006년 고용부 직업상담원 공무원 전환, 지난해 국회 청소노동자 정규직 전환 등 선례를 보면 직업상담원들은 8~9급 공무원으로, 청소 노동자들은 국회 사무처 소속으로 각각 전환됐다. 경력에 비해 급수가 낮을 뿐 아니라, 임금도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환 노동자들은 고용안정 보장에 크게 환영했다.
 
한편,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안정 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공공부문의 전체 간접고용 노동자는 11만5475명이다. 공공기관이 6만9373명으로 가장 많고 교육기관(2만3881명), 자치단체(9639명), 중앙행정기관(6714명), 지방공기업(5868명)이 뒤를 이었다. 전 부분에 걸쳐 간접고용이 만연한 만큼 단기간에 모든 간접고용 노동자를 전환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간접고용 비중이 큰 기관부터 순차적으로 전환하거나, 일부 업무에 대해 우선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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