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육아휴직급여 인상이 조만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남녀고용평등 실현과 일·가정의 양립에 관한 기본계획’을 마련 중이다. 이번 계획에는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 대폭 반영될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육아휴직급여 하한선을 월 60~70만원 수준으로 인상하고, 휴직 초창기 급여 상한선을 기존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육아휴직제도는 휴직급여 수준이 통상임금의 40%(상한액 100만원, 하한액 50만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급여액의 25%는 사후지급금으로 공제돼 실제 휴직자가 실제 받아가는 급여는 월 최대 75만원이다. 이처럼 낮은 소득대체율은 육아휴직률을 낮추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돼왔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월 150만원도 못 버는 여성들은 육아휴직급여가 60만원도 안 된다”며 “이 돈으론 생계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하한선을 최저 생계가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상한선에 대해서는 “너무 높이면 복지가 제공되기 전 경제적 지위가 복지가 제공된 뒤에도 이어지는 복지 계층화가 발생한다”며 “상한선은 150만원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도 육아휴직 초기 3개월간 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80%(상한액 200만원)으로 인상하고, 배우자 출산휴가·육아휴직에 연이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에게는 6개월간 통상임금의 80%(상한액 20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아빠의 달 제도를 통해 같은 자녀에 대한 두 번째 휴직자에 대해서만 통상임금의 100%(상한액 150만원)가 지급되고 있다.
정부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정부 관계자는 “휴직급여 인상은 새 정부 출범과 별개로 고민하고 있었다”며 “낮은 소득대체율 때문에 저소득층과 남성의 휴직률이 낮아 이 부분을 60만원 이상으로 올리는 내용으로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상한액 수준에 대해선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휴직급여의 낮은 소득대체율을 더 떨어뜨리는 사후지급금제도를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기간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공약에선 ‘10 to 4 더불어돌봄제도’다. 임금삭감 없는 유연근무제(오전 10시~오후 4시)로,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 노동자가 대상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에도 같은 내용의 법안이 제출돼 있다”며 “문제는 사업주의 부담이 늘어나는 부분이다. 현재 60% 수준인 인건비 지원 수준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녀의 휴직급여 수준을 달리 정하는 방안은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용상 성별에 따른 차별 금지를 명시한 헌법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고용노동부 지청 단위에 일·가정 양립 감독과를 신설할 계획이다. 일·가정 양립 감독과는 모성보호제도 위반, 장시간 노동 등을 집중 감독하게 된다.
지난해 9월29일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최초 4년 연속 대표축제인 '제18회 김제지평선축제가 개막한 가운데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벽골제 축제장을 둘러보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