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한복판에서 저렴한 임대료로 인상 걱정이나 집 주인의 횡포 없이 오랜 기간 살 수 있을까. 작은 텃밭과 친환경 에너지 이용에 이웃과의 교류까지 더해진다면 더할나위 없을테다.
지난 19일 정식 입주식을 가진 마포구 성산동 성산로6길 21-9 서울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1호 ‘녹색친구들 성산’에서는 이러한 꿈이 현실로 됐다.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녹색친구들 성산은 사회적기업 녹색친구들이 사업을 제안해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부지를 매입하면, 녹색친구들이 사회주택을 지어 40년간 임대운영한다.
토지주가 공공인 덕분에 입주민은 최대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으며, 시세도 주변보다 80% 가량에 불과하고, 임대료 인상도 5% 미만으로 억제한다.
또 사회주택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1층에 주차공간과 함께 커뮤니티 공간을 갖췄으며, 주택에 설치된 창호와 보일러등 모든 설비와 자재는 친환경 저에너지 제품으로 시공했다.
커뮤니티공간 활용, 반려동물 사육 등은 이달 말부터 운영할 입주자 모임에서 결정해 입주자 간 친목활동을 강화하고, 커뮤니티공간을 통해 인근 주민들과의 교류도 확산할 계획이다.
지상 5층, 연면적 445.18㎡ 총 11세대는 원룸 4세대, 투룸 4세대, 복층 3세대 등 1인가구, 청년, 신혼부부, 직장인 등 각자의 입맛에 맞춰 구성했다.
실제 ‘녹색친구들 성산’의 원룸은 풀옵션(접이식침대, 에어컨, 냉장고, 수납장)을 제공하면서도 보증금 5462만원에 월임대료 9만7540원으로 임대하고 있다.
이날 입주식에서 집 내부를 공개한 서성민(33)씨는 예비 부부로써 신혼집을 찾기 위한 기나긴 여정 끝에 녹색친구들 성산을 만난 이후 지난 3월 입주해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
서 씨는 “보증금 1억1700만원, 월임대료 20만9000원으로 30.8㎡(전용면적, 9.3평) 규모를 주변에 구할 수 없다”며 “두 달 정도 살아보니 교통도 편리하고 주변도 조용한데다 사생활도 독립돼 예비신부나 저나 모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던 중 공고를 보고 앞으로 정말 필요한 주거형태이고 더 확산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입주민들과 함께 진행할 친환경 노력이나 공동체 활동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녹색친구들은 녹색친구들 성산을 시작으로 녹색친구들 창천, 녹색친구들 봉천, 연희자락 사회주택밸리 등을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시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녹색친구들이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사업자 중에서도 친환경 건축물 공급과, 친환경 공동체형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더욱 많은 사회주택을 내놓아 새로운 주거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녹색친구들 성산에 입주한 서성민 씨가 지난 19일 집 내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