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새 정부의 ‘물 관리 일원화’ 정책에 따라 국토교통부의 대규모 조직 축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결과적으로는 업무 영역에서 국토부의 정체성이 전보다 뚜렷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물 관리체계 개편으로 국토부 수자원정책국 소속 5개 과와 산하기관인 수자원공사가 환경부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개 홍수통제소와 서울·원주·대전·익산·부산 등 5개 국토관리청에 속한 하천 관리 기능도 이전될 전망이다.
발표가 있었던 지난 22일만 해도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으나 하루가 지난 23일에는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국 관계자는 “우리는 그냥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 평소처럼 평온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조직이 축소된 데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기존에는 국토부의 업무범위가 지나치게 넓었던 데다, 부서(분야)별 특수성이 짙어 부처 내 모든 조직을 통할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유다.
수자원 관리도 그 중 하나로 꼽힌다. 높은 전문성을 요하는 탓에 인력 순환이 활발한 타 부서와 달리 한 분야에서만 일해온 전문가 비중이 높다. 국토부 관계자는 “업무가 부처의 다른 업무와 이질적인 면이 있고, 분리가 논의된 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 큰 동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부 조직은 전신인 교통부가 설치된 1948년부터 끊임없이 확장을 계속해왔다. 1994년 건설부와 교통부가 통합돼 건설교통부로 개편됐고, 2008년에는 폐지된 해양수산부의 해운물류·항만 및 해양환경 업무와 행정자치부의 지적 업무까지 흡수하면서 ‘공룡 부처’가 됐다.
국토부 조직이 줄어들기 시작한 건 2013년 해양 업무가 부활한 해양수산부로 이관되면서부터다. 당시에도 업무영역 간 이질성이 커 출신 부처에 따라 조직이 갈라졌다.
이번에 물 관리 업무 이전까지 결정되면서 국토부에는 이제 국토 개발·이용, 도시·도로·주택 건설, 교통·물류 등 핵심 업무만 남게 됐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5년간 공공임대주택 85만가구 공급, 500개 구도심 및 노후주거지 재생 등에 5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새 정부에서 국토부의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 재생만 보더라도 기반시설 정비, 건축물 리모델링 등이 종합적으로 필요한 대규모 사업”이라며 “해야 할 일은 전보다 더 많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내 위치한 국토교통부, 환경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외부전경.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