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집값 상승 과열 지역을 겨냥한 '핀셋 규제'로 집중되면서 건설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일률적인 고강도 규제책 보다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와 집단대출 DTI 신규 적용 등 투기를 근절하면서 시장의 기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였다는 게 중론이다.
19일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6.19대책은 대채로 예측했던 수준"이라며 "당초 LTV와 DTI 규제의 일괄 환원이 예정됐던 만큼 조정대상지역에 한정해 LTV·DTI가 강화된 것을 봤을 때 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접근이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원에 대한 주택공급 수 제한의 경우는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이었지만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따른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에 비해서는 강도가 약한 수준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책으로 분양이 임박한 사업장의 분양 계획을 조정할 계획은 없으나 향후 시장 분위기는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에 나온 6.19 대책은 지난해 11.3 대책에서 조금 확대된 수준"이라며 "특별히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크거나 분위기가 급속도로 가라 앉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주택에 대한 가수요가 다소 진정되면서 전체적으로 수요가 조금 가라앉겠지만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며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분양 시기 및 분양가 책정 등 다른 건설사의 전략도 관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6.19대책의 수준이 예상보다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정책에서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고 LTV·DTI 규제를 강화한 것을 봤을 때 과열 양상을 보이는 서울 지역의 가수요를 줄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그런 부분들이 빠져 나올 것으로 예측했던 대책보다는 조금 약하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6.19 대책으로 하반기 부동산 시장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의깊게 들여다 보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예측된 수준의 부동산 대책안으로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없겠지만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투기를 막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가 상당히 반영돼 있다"며 "하반기에는 투자자들이 참여를 꺼리면서 시장 분위기가 다소 위축될 것 같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조정대상지역에서만 대출규제 강화나 전매제한 기간 연장 등이 적용되지만 분양 받는 일 자체가 예전에 비해 상당히 껄끄러워졌다"며 "규제가 본격 적용되는 다음 달부터는 시장이 움츠러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서울과 수도권 등 입지가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투기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조정대상지역 외의 지역 쪽으로 투기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부동산 대책인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 방안(6·19대책)'이 발표된 19일 오후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