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검찰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당시 이상화 KEB하나은행 글로벌영업2본부장의 인사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된 정 이사장의 사건을 특수1부(부장 이원석)에 배당했다고 25일 밝혔다.
정 이사장은 금융위 부위원장이었던 지난 2015년 11월 2차례에 걸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지시를 받아 하나은행 측에 당시 이상화 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을 승진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결국 이 본부장은 지난해 1월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받은 후 한 달 만인 그해 2월 글로벌영업그룹장 밑에 신설된 글로벌영업2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이러한 과정에는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 모녀를 도운 배경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씨는 2015년 8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 관련 지원을 받기 위해 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지점에 자신과 코어스포츠 등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면서 이상화 당시 지점장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자산관리 등에 대해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았다.
또 이 본부장은 201년 12월에는 최씨의 예금과 최씨 모녀가 공동으로 소유한 임야를 각각 담보로 해 당시 대학교 1학년이던 정씨에게 신용보증장을 발급해준 후 하나은행 독일법인으로부터 연 0.98%의 금리로 38만5000유로를 대출받을 수 있도록 승인해준 것으로도 조사됐다. 정씨는 최씨의 예금으로 송금받을 수 있는데도 대출을 받아 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지난 15일 정 이사장을 직권남용·업무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이상화 본부장 승진이 하나은행 정기인사가 이미 이뤄진 뒤에 이례적인 조직개편 단행 후 진행됐다는 점 등에서 이상화가 특혜 대출을 해준 대가로 위인설관(爲人設官) 식의 조직개편을 하고, 이를 활용해서 승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정의연대 등은 이날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금융위가 예정에 없던 캠페인 광고를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운영하는 아프리카픽쳐스에 추가로 발주한 과정에서 정 이사장의 개입이 있었는지와 이에 대한 범죄 혐의가 있는지도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1월 '크라우드펀딩 캠페인' 광고를 추가로 기획하면서 기존 광고업체인 B사가 아닌 아프리카픽쳐스에 제작을 맡겼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해 10월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50년 만기 국고채 발행 기념행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