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의견대립, 영업 차질

8개월치 버스 주문 밀려, 계약 취소 등 경쟁사 시장 내줄 위기

입력 : 2017-06-26 오전 10:58:38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현대자동차가 노동조합과의 의견 차이로 8개월치 일감에 달하는 시내버스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내 버스회사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계약을 취소하거나 주문량을 해외 경쟁 업체로 돌리고 있어 해외 업체에 시장을 내줄 위기에 처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늘어나는 버스 주문 수요를 맞추기 위해 지난 3월 상용차를 생산하는 전주공장 노조에 증산을 요청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시내버스 신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30% 증가한 5700대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에만 현재 2000여대의 시내버스 주문이 밀려 있다. 현대차 전주공장 버스 생산량이 월평균 250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8개월치 일감이다. 버스는 승용차와 달리 ‘적기 공급’이 중요하다. 버스회사가 차량 내구연한을 어기면 노선 면허를 박탈당하거나 예정된 증치 기회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에 주문한 물량을 철회하는 일도 속속 발생하고 있다.
 
운수업체들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총 214대의 버스 주문을 철회했다. 1월 28대에서 2월 39대, 3월 65대, 4월 42대, 5월 40대 등으로 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취소된 주문이 대부분 국내외 경쟁업체에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올초부터 노조 측에 버스 증산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노조는 계속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증산 협상은 강성인 전주공장 노조(현대차 노조 전주위원회)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버스 생산량을 늘리려면 다른 차종도 물량을 늘려야 한다며 지난 5월 말 대의원대회에서 '시내버스 물량 조정 없음'을 결의했다. 노조는 또 업무 능력 미달 등으로 해고된 일부 조합원 복직, 노조활동 방해 중단 등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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