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10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2015년 7월 당직 선거에서 정의당 노회찬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뒤 2년만이다. 심 대표는 퇴임 후에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에 주력하고, 청년조직기반 확충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년은 국가적으로나 정의당에게나 중대한 전환기였다”며 “진보적 대중정당의 기틀을 닦는 데 주력한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앞서 열린 당 상무위원회의에서도 심 대표는 임기 동안 성원해준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당 대표로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심 대표는 대중적 진보정당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던 2년 전 약속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진보결집+등 흩어져 있는 진보정당을 정의당으로 사실상 흡수 통합해 외연을 넓혔고, 지난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의 출현과 야권 연대 무산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종전 의석보다 1석 늘어난 6석을 확보하며 선전했다.
특히 심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6.2% 지지율을 얻으며 진보정당 사상 최고 득표율을 기록해 정의당의 존재감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 초반에는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반대할 것은 반대한다는 ‘합리적 진보’의 태도를 견지하며 진보정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심 대표가 당권에 재도전하지 않은 것은 정의당의 차세대 리더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심 대표는 차기 지도부를 향해 “군소정당에서 유력정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당의 체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이를 가시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제 관심은 심 대표 퇴임 이후 정의당을 이끌 새 당 대표에 쏠린다. 당 대표 후보로 이정미 의원과 박원석 전 의원이 출마했다. 정의당은 11일 ARS 모바일 투표가 마감되는 대로 곧바로 개표를 진행해 다수 득표한 1인을 당 대표로 확정할 예정이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대표실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