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지난해 혼다코리아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높은 판매수익을 거뒀음에도 사회공헌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껑충 뛰면서 대당 판매이익은 수입차업계 1위를 차지했지만 판매수익은 대부분 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혼다코리아가 지난해(회계연도 기준 2016년4월~2017년3월) 국내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약 262억원으로, 2015년의 170억원 보다 50%이상 늘었다.
이는 지난해 혼다의 국내 판매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혼다는 2015년의 4511대 판매보다 47%나 증가한 6636대를 판매했다. 판매 증가에 따라 지난해 매출도 2015년의 2133억원에 비해 약 30% 증가한 2795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대비 30% 오른 213억원으로 집계됐다.
높은 영업이익에 따른 혼다의 대당 판매이익은 395만원으로 수입차판매 상위업체들 중 1등이다. 지난해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대당 판매이익이 202만원인 것에 비해 혼다는 벤츠의 두 배에 달하는 판매이익을 남긴 셈이다. 영업손실을 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한국닛산을 제외하고, BMW코리아(MINI포함) 13만원,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26만원, 포르쉐 181만원, 한국토요타(렉서스 포함) 227만원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대부분 본국에 보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혼다는 지난해 30%의 배당성향을 나타내며 64억원 규모의 주주배당을 실시했다. 혼다의 주주배당금은 2015년의 47억원에서(배당성향 30.22%) 지난해 약 40%나 늘어났다. 현재 혼다코리아의 지분은 혼다 본사가 95%,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이 5%를 갖고 있다. 결국 정우영 사장의 몫을 제외하면 국내에서의 성과는 고스란히 일본 본사로 송금한 셈이다.
주주배당 잔치로 본사를 배불린 반면 한국에서의 기부금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 2014년 기부금 규모를 3041만원까지 늘렸던 혼다는 이듬해 달랑 142만원으로 줄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소액의 기부마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수입차 판매 10위인 혼다가 한국시장에서의 판매실적과 영업이익이 고공 성장을 했음에도 한국에서 기부는 '0원'을 하는 궁색한 모습을 보였다.
수입차업체들에게 한국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부분의 수입차업체들은 기부금을 늘리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회환원에 앞장서고 있는 BMW는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을 전년보다 높였고, 벤츠 또한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받았던 배당성향을 소폭 낮췄다. 토요타 역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기부금을 유지했고 닛산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5500여만원의 기부금을 내는 등 한국시장에서 돈벌이를 하는데 대해 최소한의 성의 표시를 한 반면 혼다는 이들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