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SK텔레콤이 정부의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27일 열린 2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정부의 통신비 인하 대책은 이동통신사뿐만 아니라 유통망·장비·콘텐츠·플랫폼 사업자 등 ICT 생태계 전체에 부정적"이라며 "법적인 대응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정 100대 과제에 ▲선택약정할인율 20→25%로 상향 ▲기초연금수급자 월 통신비 1만1000원 감면 ▲월 2만원대 보편요금제 도입 등의 방안을 포함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정부 방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정부가 보편 요금제를 신설할 경우 나머지 요금제도 정부의 기준에 맞춰 바꿀 수밖에 없다"며 "전기통신법 개정 과정에서 의견을 개진해 이통사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취약계층의 통신비 인하도 이미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실장은 "이통3사는 현재 연 5000억원 규모의 취약계층 통신비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추가 감면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분리공시제와 단말기 완전 자급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 실장은 "분리공시제는 제조사가 공시지원금 대신 유통망 장려금을 늘려 소비자 혜택은 줄고 시장이 과열될 우려가 있다"며 "단말기 완전 자급제는 ICT 전반의 이해 관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호실적으로 인한 배당 수익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유 부문장은 "당분간 SK하이닉스의 배당 수익은 신규 사업에 투자해 기업가치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며 "아직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SK텔레콤의 기업가치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부문장은 SK플래닛의 오픈마켓 11번가 분사 이슈에 대해 "이커머스 리더십 확보에 필요한 파트너 확보를 위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며 "펀딩이나 다양한 사업자와의 제휴도 포함될 수 있으며, 확정되는 시점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SK플래닛 등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SK텔레콤은 이날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한 4조3455억9300만원, 영업이익은 3.9% 늘어난 4232억66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113.2% 증가한 6205억1100만원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