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2부 배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디젤차량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평소 연료비 대비 주행거리가 길다는 장점 때문에 디젤차량을 구매하려고 했지만 최근 디젤차량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차량 구매가 망설여 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친환경차량으로 각광을 받았던 디젤차량이 '클린디젤'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골칫덩어리로 전략하고 있다.
디젤차는 국내의 경우 가솔린차와 비교할 때 뛰어난 연비와 보다 저렴한 경유 가격 등으로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급격하게 성장해 왔다. 정부가 세단을 포함한 모든 디젤차의 판매를 전면 허용했던 2005년 당시 전체 등록 수입차 중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7년 16.4%, 2010년엔 25.4%까지 점유율을 확대하다 2012년에는 50.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솔린차를 앞질렀었다. 특히 2015년에는 수입차업체들이 디젤차량을 공격적으로 선보인 결과 점유율 68.8%를 기록하며 수입 디젤차 10대중 7대쯤이 디젤차일 정도로 열풍이 불었다.
하지만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으로 '디젤차량 전성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2015년 68.8%까지 점유율이 올랐지만 이 사건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지난해 58.7%로 떨어졌다. 지난달의 경우 디젤차량의 점유율은 43.9%까지 내려앉았다. 배출가스 조작이라는 오명하에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기 시작했다.
반면 지난달 하이브리드차량은 11.2%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월간 점유율을 기록했다. 가솔린도 44.7%로 디젤(43.9%)을 앞지른 상황이다. 이러한 하락세에는 정부의 정책도 한몫했다. 최근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정책의 일환으로 경유차의 단계적 폐지를 선언했다. 불과 2010년까지만 해도 ‘클린디젤’ 정책을 앞세워 경유차 판매를 권장했지만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하지만 디젤차량만을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국한시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 가솔린엔진도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오히려 디젤엔진이 가솔린보다 환경적 유해성을 덜 배출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독일에서는 가솔린직분사(GDI)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유로6를 만족하는 디젤차보다 더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오염물질의 생성을 줄이기 위해 디젤 분진 필터(DPF),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등을 탑재하면서 성능이 개선됐다. 환경오염 문제는 아주 복합적이다. 디젤차량만으로 국한 시키는 것은 너무 지엽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 뿐만 아니라 디젤차량의 본고장인 독일에서도 지난달 디젤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9% 줄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현재 50% 수준인 유럽의 디젤차 점유율이 2020년 30%까지 떨어질 것이란 예측도 내논 상황이다.
디젤차는 디젤차 나름대로, 가솔린차는 가솔린 차만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연기관차인 휘발유차와 경유차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차들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은 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친환경차 시대의 도래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선 정부는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환경오염 문제에 접근해야할 것이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