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할인율 25% 강행…이통사 "대응방안 고심"(종합)

입력 : 2017-08-18 오후 6:25:43
[뉴스토마토 박현준·최병호 기자] 정부가 선택약정할인율(이하 할인율) 25% 적용을 강행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할인율을 9월15일부터 기존 20%에서 25%로 상향한다는 내용의 행정처분 통지서를 이동통신 3사에 발송했다. 이통사들은 행정소송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존 20% 가입자 별도 신청해야…"위약금 면제 이통사와 협의"
 
9월15일부터 공시 지원금을 받지 않고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25%의 요금할인율을 적용받게 된다. 기존에 20%의 할인을 받던 가입자가 25% 요금할인을 받으려면 개별적으로 이통사에 신청해 재약정을 해야 한다. 기존 약정의 해지에 따른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가입자들의 위약금을 줄이거나 면제하는 방안에 대해 이통사들과 협의할 계획이다.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위약금 면제는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지만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25%를 시행하면 기존 가입자를 지키는 효과가 있으니 이통 3사가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제도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법에 의해 도입된 제도다.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현재 약 1400만명이 이용 중이다. 양 실장은 "25% 요금할인제도가 시행되면 향후 연간 약 1900만명 정도의 가입자가 이용할 것"이라며 "이에 연간 요금할인 규모는 현재보다 약 1조원이 늘어날 것"고 내다봤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을 추진했지만 CEO들의 일정이 맞지 않아 불발됐다. 과기정통부는 주말까지도 회동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는 계획이다. 양 실장은 "회동은 주말까지를 데드라인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 이후의 일정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통사 "행정처분 예상한 내용…모든 방안 검토 중"
 
이날 과기정통부의 행정처분 통지를 받은 이통사들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할인율 상향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배임 혐의로 주주들로부터 경영진이 소송을 당할 우려도 있다. 그렇다고 소송에 나설 경우 더 나빠질 여론도 부담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오늘 받은 행정처분 내용은 예상한 그대로"라며 "할인율 상향 조정 통보를 오늘 받았기 때문에 당장 대응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섣부르지만 내부 분위기는 예정된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소송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며 "CEO와 유 장관의 회동도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한 이통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요구한 것이 정부의 방안에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실무적인 판단과 함께 정무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이 정부의 방안을 받아들인다면 5G 주파수 할당대가나 전파 사용료를 인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정부는 이를 일축했다. 유 장관은 지난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할인율은 딜(거래)의 대상이 아니다"며 "하지만 5G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시장 구축을 위해 정부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최병호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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