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ADHD와 학습장애(7) -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공부 환경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입력 : 2017-08-21 오전 8:48:07
ADHD증세로 학습장애가 발생하는 경우 학습 환경을 잘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공부하는 공부방을 어떻게 해주는 것이 좋을까? 어떤 환경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ADHD 아동의 학습의욕을 지속시키고 집중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인가? 산만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하게 되는 고민일 것이다.
 
이때 부모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는 통념상 집중하기 좋은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책상위에 물건들이 어지러운 상태보다는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게 한다. 음악이 있거나 소음이 들리기 보다는 매우 조용한 상태여야 하고, 약간 조명이 흐린듯해서 차분한 느낌이 드는 분위기가 집중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속칭 독서실 분위기를 부모들은 선호한다.
 
그러나 이는 통념이 만드는 착각일 뿐이다. ADHD 성향이 있던 필자 역시 독서실 분위기에서 공부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괴로웠다. 그 자체가 고문과 같이 느껴지며 5분 이상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독서실에서 공부하기 보다는 학교 학생식당에서 공부하길 즐겨했다. 휴일에도 공부방 책상에서 보다는 공원에서 책을 볼 때 더 높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리듬이 있는 시끄러운 곳에서 집중이 잘 되기에 실내에서 공부하려면 텔레비전을 틀어놓거나 음악을 틀어서 시끄러운 환경을 만들어야 했다. 시각적으로도 여러 자극이 들어올 때 집중이 잘 됐다. 그래서 여러 가지 책을 어지럽게 펼친 채 이책 저책을 전전하듯 공부할 때 집중력이 높아졌다. 이런 이유로 교실에서 맨 앞에 앉아 있으면 도저히 집중을 못했다. 눈앞에 선생님만 보이니 머릿속으로는 온갖 상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맨 뒤에 앉아 있으면 여러 학생들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오게 돼 집중을 유지하기 더 쉬웠다.
 
<리틀몬스터>라는 책의 저자인 로버트 저겐은 중증 ADHD로 심각한 학습장애를 극복하고 대학교수가 된 사람이다. 저겐 박사도 책상이 어지럽힌 공간이 집중에 도움이 되고 물소리가 떨어지는 소음이 규칙적으로 날 때 집중이 잘 된다고 했다. 이처럼 ADHD 아동들은 통념과 달리 적당한 수준에서 청각적 자극과 시각적 자극이 있는 환경이 집중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역시 모두 같지는 않다. 개인차가 많기에 아동이 선호하는 공간 환경을 의논하여 제공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아이들과 색다른 환경에서 아이들이 집중을 유지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선 칼럼에서 반복하여 지적했듯이 감각처리장애가 근본원인이 된다. 지나치게 감각적으로 민감하기에 적당한 수준에서 감각적인 추구를 만족시킬 때 안정이 되는 것이다.
 
만일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도 집중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면 한약치료를 이용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한약은 리탈린같은 양약과 달리 강제적인 집중력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처리장애를 안정화시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학습에서 집중력을 유지 할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차분함이 유지돼 학교생활에서도 안정감을 유지 할 수 있게 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