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공격한 여당…문재인정부 공격한 야당

결산국회 첫 날, 상반된 여·야…일부 상임위에서는 한산

입력 : 2017-08-21 오후 4:59:26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국회 각 상임위의 2016년 회계·결산심사 첫 날인 21일, 박근혜정부 당시 문제점에 집중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과 현 정부 출범 후 제기된 사안 중심으로 살펴보겠다는 야당 간 입장차이가 이어졌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산안 심사의 목적이 “박근혜정부 핵심 국정과제 예산의 집행 실태 규명을 통해 적폐예산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예비비로 불법 편성한 국정교과서 예산과 최순실·차은택이 농단한 문화융성, 창조경제 예산, 새마을 ODA예산, 미용목적 주사제 구입 등을 규명하고 무너진 재정규율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 말 443조원이었던 국가채무가 2016년 결산기준 627조원으로까지 증가한 이유 등도 살펴보겠다는 방침도 드러냈다.
 
결산심사에 임한 민주당 의원들은 실제 지난 정부에서 집행된 예산과 정책의 적정성 여부를 주로 따져물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승희 의원은 “최근 살충제 달걀 사태 관련해 야당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인사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본말전도”라며 “2015년 11월 당시 계란유통 문제점과 대책을 발표하려 했으나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이 보고를 받고 연기를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이전 정권에서 책정된 예산은 아직 유효하기 때문에 상당수 ‘최순실 표 사업’에 여전히 세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문체부가 국정농단 결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숨겨져 있는 국정농단 사업도 명명백백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의원들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드러난 외교·안보 위기와 복지·부동산 정책 등의 적절성 여부를 따져물었다. 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예결위 회의에서 “(살충제 계란 문제)는 식약처장이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며 “지난 16일 국회 보건복지위 업무보고에서 여당 의원들까지도 ‘헤매지 말라’고 하면서 질타할 정도였다. 정부 신뢰가 무너진 것”이라며 사퇴 요구를 지속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식약처장이 빨리 업무를 장악하기를 바란다는 꾸지람을 했다”면서도 “이번에 약사 출신이 처장이 되다 보니 식품안전에 소홀했던 면이 있으며, 관련 전문가가 차장에 임명됐다”고 방어에 나섰다.
 
여야 간 의견 충돌로 정회되거나 일부 의원들이 자리를 뜬 곳도 있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을 대상으로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거취 문제를 따져물었다. 정 장관이 “청문회 때 약속한 대로 구두로 청와대 측에 의사를 전달했지만 이후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조금 무력했다”고 답하자 이에 반발한 한국당 의원들이 정회를 요청했고, 여야 간사협의 후 한국당 의원들이 자리를 비운 채 속개됐다. 국회 교문위에서는 한국당 의원들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학술논문 중복게재와 논문표절 의혹을 재차 제기했으며 김 부총리의 현안보고가 시작되자 일부 의원들은 자리를 떴다.
 
한편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국회 각 상임위가 예·결산 소위원회를 거쳐 결산 심사를 마치면 안건을 다시 상임위 전체회의에 상정해 예결위에 넘기게 된다. 결산 심사 안건은 오는 31일 열릴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백재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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