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 및 운영은 조카인 장시호씨가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최순실씨가 실제 영재센터 설립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담긴 법정 증언이 다시 한번 나왔다.
장씨가 운영한 영재센터에서 기획·자금 업무를 담당했던 김모씨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최씨 등 57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김씨는 검찰이 "장씨가 증인에게 '영재센터 종합형 스포츠클럽 꿈나무 드림팀 육성 계획안'을 수정한 뒤 빨리 출력해달라고 지시해 뽑은 기억이 있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이어 "당시 장씨가 누구에게 이 보고서를 준다고 했나. 누구한테 줘야 하기에 독촉한 건가"라고 묻자 "최씨에게 줘야 한다고 했다. 빨리 뽑아서 가져야 한다고 한 거 같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검찰이 "증인은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사 때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다. 당시 장씨가 누구한테 전달해야 한다고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고 확인하자 김씨는 "지금 생각해보면 (장씨로부터 최씨에게 준다는 말을) 들은 거 같다"고 밝혔다.
검찰이 "정리하면 처음 장씨가 육성 계획안을 받을 때 누구한테 줘야한다고 했는지 증인은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이후 장씨로부터 육성 계획안을 뽑아서 최씨에게 줬는데 욕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지금 생각하니 장씨가 최씨에게 계획안을 준 거로 생각된다는 건가"라고 묻자 "네"라고 대답했다.
또 김씨는 영재센터 설립 후
삼성전자(005930)로부터 후원금을 받기 전 장씨 지시로 삼성 관계자와 만나 회의할 당시 후원 금액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검찰 측이 "신모 삼성전자 차장 증언에 따르면 당시 영재센터 관계자들이 '동계스포츠 발전을 위해 삼성에서 후원해달라'고 말했다는데 맞나"라고 묻자 "따로 얼마를 달라고 말한 사실이 아예 없다. 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리고 스키·스케이팅·피겨 종목 아이들 육성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다시 "신 차장은 영재센터와 미팅에서 5억, 10억이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나와 금액이 커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증인이 혹시 기억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라고 되묻자 "얼마를 후원해달라고 비용을 말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2월24일 장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공판에도 증인으로 나와 최씨 지시로 영재센터 소개서 등을 직접 작성했다고 증언했었다.
최순실씨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57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