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 첫 신약 나온다

'테고프라잔' 허가신청 임박…제약 진출 30여년 결실

입력 : 2017-08-30 오후 2:51:36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오랜 숙원인 첫 신약이 내년 출시될 전망이다. CJ그룹이 제약·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지 30여년만에 결실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CJ헬스케어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테고프라잔'의 국내 시판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늦어도 내달 안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접수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신약 허가 절차는 1년 정도가 소요돼 내년 하반기 발매가 점쳐진다.
 
혁신신약 개발은 CJ그룹의 투자와 기술력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평가다. CJ그룹은 1984년 유풍제약을 인수해 제약산업에 진출했다. 2006년에 한일약품 인수해 제약사업부를 확대했다.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를 위한 전문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이재현 회장 방침에 따라 2014년 제약사업 부문 분사를 결정했다. 같은 해 100% 자회사 형태로 CJ헬스케어를 설립했다.
 
CJ헬스케어는 1986년 B형 감염 백신인 '헤팍신-B'를 출시해 간염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도 국내 최초, 세계 3번째 빈혈치료제 EPO(제품명: 에포카인) 개발 성공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소화, 당뇨, 수액, 항생, 신장 질환 등 다양한 전문의약품을 개발하며 의약품 국산화에 앞장섰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520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10대 제약사로 성장했지만 신약 개발은 이 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남았다. 30여년 업력으로 국내 제약산업을 이끌었지만 아직 신약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산신약은 1999년 1호 탄생 이래 현재 29개가 허가를 받았다. 녹농균 백신 '슈도박신주'로 국산신약 7호로 승인받았지만 허가를 자진취하한 뼈아픈 경험도 자체개발 신약 보유가 절실한 이유다. 시판 후 6년 이내 임상 3상 자료를 제출한다는 조건으로 승인받았지만 환자 부족으로 허가를 반납하는 불운을 겪었다.
 
CJ헬스케어는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R&D에 더욱 집중했다. 매출액에 10%를 신약 R&D 비용으로 투자했다. 바이오의약품을 포함해 신약 파이프라인은 비알콜성지방간치료제, 간질환치료제,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등 10여개에 달한다. 상용화를 앞둔 첫 결과물이 테고프라잔이다.
 
테고프라잔은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꼽힌다. 글로벌 신약 후보로 회사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제품이다.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약효)와 안전성(독성)을 입증했다. CJ헬스케어는 테고프라잔이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PPI(프로톤펌프 억제제) 약물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PI 약물 대비 빠른 작용 시간과 긴 지속효과 등이 장점이다. 해당 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글로벌 약 25조원, 국내 약 3000억원에 달한다.
 
해외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 중국 뤄신과 테고프라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수출로 총 9179만 달러(약 1031억원)를 상회하는 수익이 기대된다. 동남아시아 등 개별국가 수출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헬스케어가 독립경영에 나선 지 4년만에 나올 첫 신약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데고프라잔 개발이 CJ헬스케어 R&D 활성화에 더욱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CJ헬스케어와 중국 뤄신 임직원이 '테고프라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CJ헬스케어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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