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문 대통령, "북핵리스크 없다. 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시점"

대통령 주재 최초의 대규모 뉴욕IR…재벌개혁 등 현안 질의응답도

입력 : 2017-09-21 오후 2:18:1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금융·경제인들과 만나 “지금이야 말로 다시 도약하는 한국경제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소개했다. 한국 대통령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에서 대규모 투자설명회(IR)를 열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소개하고, 참석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 인터컨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뉴욕·금융 경제인과의 대화’ 행사를 주재하고 “북한의 최근 핵실험 이후에도 한국 증시와 외환시장은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은 여전히 튼튼하고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도 안정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월가 투자자 출신의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을 비롯해 미국 금융계의 ‘큰 손’들이 집결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인 회장,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전 미 부통령) 등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스위스연방은행(UBS), 스위스투자은행(Credit Suisse) 등 투자은행, 스타우드 캐피탈·브룩필드 등 자산운용사, CBS·NBC·포브스 등 언론사 주요 인사들 등 200여명이 모습을 나타냈다.
 
한 국내 금융관계자는 “주로 월가 금융·투자사 CEO 내지 CIO들”이라며 “대통령 주재 행사여서 이전보다 참석자 급이 올라갔다. 평소 보기 힘든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과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 등을 통해 현지의 북핵리스크 우려 불식에 주력했다. 또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하며 투자자의 이해도와 신뢰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북한 핵문제 ▲재벌개혁 ▲한국 경제 현황과 주요 정책 방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을 질문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북핵에 대해 “일부 언론에 북핵 리스크로 한국 경제가 불안한 것처럼 보도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 경제는 북핵 도발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리지 않고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북핵 리스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식시장만 하더라도 올해 꾸준히 상승해 연초 대비 19% 포인트 상승했고, 북한 6차 핵실험 이후에도 오히려 주가가 2.3% 포인트 올랐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 역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굴복시키기 위해 최고의 제재와 압박, 그리고 외교적·평화적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 경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자신했다.
 
재벌개혁에 대해선 “재벌 해체나 소유·경영권을 억압하려는 것이 아니다. 재벌의 지배와 의사결정을 비민주적 구조에서 민주적이고 투명한 구조로 바꾸도록 하고,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감도 높이자는 것”이라며 “오히려 이것이 재벌의 경쟁력을 크게 높이고 한국 경제의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투자에 필요한 것이 투명성인데 새 정부는 경제 전체를 투명하게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을 몇 퍼센트는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 “새 정부의 경제개혁·재벌개혁·공정개혁이 기업 활동을 제약하거나 반기업적 경제철학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경제는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고, 재정상황도 양호해 경제 전반의 기초와 체질은 탄탄하다”면서 “중장기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문제의 해결, 사회적 자본의 축적 같은 것들을 신경쓰고 있다. 앞으로 사람 중심 성장의 큰 테두리 내에서 중장기적 리스크 요인 극복에도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미FTA의 경우 “한국이 그동안 한·미 간에 무역 불균형 완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해 왔다. 서비스 교역과 외국인 직접 투자에 있어서는 오히려 미국이 흑자를 실현하고 있다”면서 “한미FTA의 성과와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함께 차분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 정부 출범과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도발로 해외투자자들의 우려가 있는 시점”이라며 “대통령께서 아주 시의적절하게 이와 같은 행사를 가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를 계기로 구축된 해외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를 계속 유지·발전시키면서 한국에 대한 적극 투자를 유도하고, 미국 내에서도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인터컨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욕=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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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