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국내 출판계 양대 단체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출판진흥원)의 사업을 '예산 낭비'로 규정하고 이기성 진흥원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28일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지난 4월 출판진흥원의 문제를 지적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변화가 없다"며 "업계의 의견을 무시하고 예산 낭비적인 중복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정확한 진상 조사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범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전자출판용 'KoPub 서체'가 있음에도 3억원을 투입해 새로운 서체 개발을 주도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출판사에서 제작된 전자책 60% 이상, 그리고 종이책 전반에 KoPub이 기본 서체로 사용되고 있는데 전자출판 비전과 가치를 제고한다는 명목으로 출판진흥원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수년 전부터 KoPub 서체에 특수문자와 외국어, 고어 등 구현 확장을 위한 서체 고도화 예산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기성 원장이 계속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두 단체는 또 진흥원이 종이책과 전자책을 포함한 형태의 유통 구조를 취하는 선진국과 정반대 방향으로 가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진흥원이 2억8000만원의 예산으로 개발한 '전자책 유통 협업시스템'은 전자책만을 대상으로 한다"며 "독일 영국 등처럼 종이책과 전자책을 포함한 유통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업계의 의견을 무시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진흥원 사업의 엄밀한 감사를 통해 이기성 원장의 자질과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며 "문제가 있다면 스스로 책임을 지고 퇴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두 단체는 지난 4월에도 이기성 원장이 박근혜 정부에 의해 임명된 낙하산 인사이며 출판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독자적인 사업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이기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사진/뉴시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