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올해 상반기 증시호황의 영향으로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가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코스피가 조정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가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합리화를 추진하면서 상승 모멘텀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는 올해 6~7월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현재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7월 중순 1만1600원까지 상승했다가 현재 9830원(-15.26%)으로 하락했다. NH투자증권은 7월말 1만5250원에서 1만3600원(-10.82%), 삼성증권도 4만2300원에서 3만4550원(-20.45%)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그 외에 비슷한 기간 동안 한화투자증권은 4030원에서 2805원(-30.40%), 키움증권은 9만3900원에서 7만2400원(-22.90%), 메리츠종금증권은 5450원에서 4400원(-19.27%), 교보증권은 1만1950원에서 8900원(-25.52%), 대신증권은 1만6900원에서 1만3200원(-21.89%)으로 역시 하락세를 나타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증시 상승과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인해 증권사 수익이 급증하면서 증권주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면서 “3분기에는 증시 조정의 영향으로 증권사 순익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서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들어 코스피가 조정국면에 들어서면서 거래대금이 감소했고 증권주 주가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추석명절이라는 긴 연휴로 영업일수가 줄어든 가운데 앞으로 시장금리와 코스피의 향방이 증권주의 흐름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융당국이 지난달말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합리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향후 실적악화 우려로 증권주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시중 이자율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부담하는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돼왔다”면서 “이를 반영해 앞으로 이자율이 합리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기준 증권사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증권사 순영업수익의 10.0%를 차지하며, 키움증권은 23.9%로 증권사 중 가장 높다”면서 “신용거래 이자율 인하가 수익성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공여 잔고가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마진이 100bp(1%) 축소된다면 업계 전체 영업이익은 4.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하는 단기적으로는 증권주 주가에 부정적인 사안이고 증권사 실적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 영향은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하락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