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의 민간인·공무원 사찰 지시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추 전 국장에 대해 지난 18일 국정원이 국가정보원법 위반(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의뢰했다고 19일 밝혔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16일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우리은행장,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등 추 전 국장의 민간인·공무원 사찰 지시 등에 대해 국가정보원법 위반(직권남용)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의뢰를 권고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상 수상 취소 청원과 관련한 적폐청산 TF의 조사 결과를 검찰 수사 자료로 지원하도록 권고했다.
앞서 검찰은 18일 추 전 국장과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에 대해 국가정보원법 위반(정치관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추 전 국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익전략실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신 전 실장과 함께 반값 등록금 주장 야권 정치인 비판,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의 방송 하차 또는 세무조사 요구, 배우 문성근씨 비난 공작 등의 기획과 실행에 관여한 혐의다.
추 전 국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국익정보국장으로서 정부 비판 성향 문화·예술계 관계자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을 16일 오전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던 중 17일 오전 2시10분쯤 긴급체포했다. 추 전 국장에 대한 영장심사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신 전 실장은 소속 직원들이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에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당시 여권 승리를 위한 대책 수립 등을 기획하도록 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유 전 단장은 이미 구속기소된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의 전임자로서 사이버 정치글 게시 활동과 보수단체를 동원한 관제 데모, 시국 광고 등의 오프라인 활동을 전개해 정치에 관여한 혐의 등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18일 다른 청에서 8명의 검사를 추가로 파견받아 기존 수사팀에 더해 25명 안팎의 검사가 국정원 관련 수사에 참여하도록 했다. 수사팀 이름은 '국정원 수사팀'으로 하고, 팀장은 박찬호 2차장검사가 맡았다. 공안2부(부장 진재선)·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 검사 10여명으로 국정원 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외사부(부장 김영현) 인력을 추가해 수사를 진행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의혹 혐의로 긴급체포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