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인터넷 유지하면 50만원"…과도한 해지방어 '여전'

LGU+, 해지 문의 후 접수하면 상품권 30만→50만원

입력 : 2017-10-24 오후 3:12:36
LG유플러스 문자. 사진/독자 제공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사들의 과도한 해지 방어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지 방어란 가입자가 서비스 해지를 요구하면 각종 혜택이나 상품권 등을 지급하며 재약정을 유도해 해지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인터넷(IP)TV·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VoIP) 등 유선 상품에서 이통사들의 해지 방어는 두드러진다.
 
LG유플러스는 최근 IPTV와 초고속인터넷 해지를 요구하는 A씨에게 상품권 50만원치를 지급하며 해지를 막았다. A씨가 다른 이통사의 IPTV와 인터넷으로 바꾸기 위해 해지를 요구하자, LG유플러스는 기가 인터넷 상품으로 설치하면 설치비까지 포함해 3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A씨는 해지를 요구했고 결국 해지 접수까지 마쳤다. 그러자 LG유플러스 고객상담센터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센터는 "상품권 50만원까지 지원 가능하다"며 "요금은 인터넷·VoIP·TV를 모두 이용할 경우 월 2만7300원"이라고 안내했다.
 
결국 LG유플러스와 재약정을 맺은 A씨는 "경품을 받긴 했지만 가만히 요금만 내면 아무런 혜택이 없고, 해지한다고 하면 혜택을 주는 마케팅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일반적으로 해지 방어를 위해 과도한 경품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해지를 요구하는 모든 고객에게 과도한 비용을 들일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본지가 받은 제보는 LG유플러스로 제한되지만, SK브로드밴드와 KT도 유선 상품 해지 방어 업무를 치열하게 한다는 글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포털사이트에 해지 방어로 검색만 하면 각종 후기 글이 넘쳐난다. 'TV와 인터넷 해지를 요구하고 상품권을 받았다', '상품권과 함께 TV 채널 수를 늘리고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를 추가로 받았다'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결합상품에 지급할 수 있는 지원금의 상한선을 가이드라인으로 정했다. 과도한 경품 지급으로 인한 이용자 차별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초고속인터넷 단품의 경우 19만원, 초고속인터넷에 IPTV나 VoIP 중 하나를 더한 2종 결합 상품은 22만원이다. 3종을 한 번에 결합하면 25만원이 상한선이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다.
 
방통위는 경품 상한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경품 허용범위를 규제하는 방안에 대한 정책연구를 진행 중이며 12월까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연구 결과에 따라 법제화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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