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후분양 연구용역 보고서가 후분양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강조하기 위해 주택공급량 감소를 과도하게 부풀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HUG의 후분양 연구의 분양가 상승률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에 이어 주택공급 감소도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후분양으로 공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한 신용도 C급 시행사에는 대기업 건설사 시행사, 1금융권 투자회사, 공공이 출자한 회사까지 포함됐다"고 밝혔다.
앞서 HUG는 금융기관 건설자금 대출이 건설업체 신용도에 기초해 이뤄지기 때문에 후분양이 시행될 경우 신용도가 낮고 규모가 작은 중소주택 업체의 자금 조달이 곤란해져 공급량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신용등급 C급 이하 중소건설사가 공급한 22.2%, 연간 약 8.5만호~13.5만호의 공급량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최대로는 시공순위 100대 미만 업체가 공급한 76%의 물량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경실련은 이 같은 HUG의 보고서 내용을 반박했다. 경실련이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을 통해 HUG가 5년간 분양 보증한 4410개 사업장, 135만세대의 내역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후분양으로 인한 주택공급량 감소는 과장됐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HUG는 시행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신탁사, 투자회사를 시공순위 100위 초과로 분류해 중소건설사가 공급하는 것 인양 표현하며 후분양 시 이들의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대기업이 택지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설립한 계열사, 심지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설립한 시행사마저 후분양으로 인한 주택공급 감소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경실련은 "HUG의 후분양 용역보고서를 검증하기 위해 신용도 C급 이하 시행사가 공급한 아파트 중 시공능력순위 30위 내의 건설사가 시공한 단지의 입주자모집공고문을 통해 시행사를 확인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은 대기업 계열사·자회사거나 건설사, 금융권, 공제회 등이 구성한 프로젝트금융회사(PFV),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로 나타나 이들이 후분양 시 자금조달이 어려워 주택을 공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실련은 "HUG는 시공순위 100위 초과 업체를 중소업체로 분류하며, 후분양으로 중소업체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이들이 공급했던 최대 76%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했지만 대다수는 신탁회사, PFV 등 시공능력 순위 자체가 없는 업체들이며 대형 업체도 적지 않다"며 "실제 시공순위가 100위 초과인 중소건설사들이 시행한 세대는 7.1만호, 전체의 5.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