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이날 전 전 수석에 대해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제3자뇌물)·뇌물수수·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전 전 수석은 지난 2015년 7월 재승인을 앞둔 롯데홈쇼핑이 협회에 3억원의 후원금을 전달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던 전 수석은 e스포츠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전 전 수석은 의원 시절 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윤모씨 등이 3억원의 후원금 중 1억1000만원을 횡령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일 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7시간이 넘도록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전 전 수석은 검찰 출석 당시 "과거 의원 시절 전직 비서들의 일탈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청와대에 많은 누가 된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면서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씀드리겠다.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전 전 수석은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자 16일 사의를 표명했다.
후원금 일부가 용역업체와의 허위 거래 방식으로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한 검찰은 7일 협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윤씨 등을 체포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10일 업무상횡령·범죄수익은닉(자금세탁) 등 혐의로 윤씨 등 3명을 구속했다. 이중 윤씨는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제3자뇌물) 혐의도 포함됐다. 현재까지 윤씨 등이 빼돌린 협회 자금은 5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후 15일 윤씨 등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회장 직무대행인 사무총장 조모씨도 구속했다.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한국 e스포츠협회 비리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