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을 27일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김 의원이 이날 오전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청와대가 지난해 4·13 총선 전 경선 등과 관련한 다수의 여론조사를 진행한 이후 그해 8월 국정원에서 현금 5억원을 받아 수행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한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근무했다. 김 의원의 전임자로서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현기환 전 수석은 검찰의 소환에 2차례 불응했다. 현 전 수석은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근무하는 동안 매달 국정원 특수활동비 500만원을 전달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은 검찰에 불출석 의사를 전달했다. 검찰은 지난 20일 최 의원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것에 이어 오는 28일 오전 10시 최 의원을 국정원 자금 수수 관련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최 의원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2014년 10월 이병기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서 받은 뇌물과 관련해 이날 최순실씨를 소환할 방침이었지만, 25일 딸 정유라씨 자택에서 발생한 흉기 피습 사건을 고려해 조사를 연기했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등의 뇌물공여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 증인으로 예정됐던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도 신변 위협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최씨는 22일 출석 통보를 받았으나, 검찰 조사에 일체 응할 수 없다는 취지의 사유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 PC에 대해 법원이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회신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대부분 검찰 보고서와 같고, 수정·조작 흔적이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출발점이 된 태블릿 PC에 대해 그동안 최씨는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9일 최씨의 공판에서 태블릿 PC의 외관 검증이 이뤄졌으며, 중립성 확보를 위해 국과수에 맡기자는 재판부의 제안에 검찰과 최씨 측이 모두 동의했다.
국정농단 사건을 초기에 담당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11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수사를 넘기면서 "태블릿 PC 사용자는 최순실씨가 맞다"고 발표했다. 검찰이 그해 10월24일 JTBC로부터 입수한 태블릿 PC는 문자메시지 기능만을 갖추고 있는 가운데 최씨가 2012년 7월14일부터 29일까지, 2013년 7월28일부터 8월7일까지 2차례에 걸쳐 독일에 머무르면서 받은 현지 국제전화 로밍 안내, 외교부 영사 콜센터, 독일 통화요금제 안내 등과 관련한 문자메시지가 저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최경환(오른쪽) 의원이 김재원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