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 가상화폐 가치가 폭등하면서 벤처캐피탈(VC) 업계도 발빠르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인베스트먼트는 1000억원 규모의 핀테크 펀드를 통해 코인원을 운영하는 데일리금융그룹(옛 옐로금융그룹)에도 시리즈B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코인원은 현재 약 1100억원의 기업가치를 책정하고 투자유치를 진행해왔다.
이어 SBI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의 지분을 투자했고 지난달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코인플러그에도 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는 빗썸을 운영하는 BTC코리아닷컴의 3개 펀드를 활용해 50억원을 투자했다. BTC코리아닷컴은 현재 기업가치를 3000억원대로 책정하고 향후 최대 600억원까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앞서 한투파는 지난해 2월에도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빗에 40억원을 투자해 230억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 역시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30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VC 업계가 가상화폐거래소에 투자를 확대하는 데는 관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치가 급등하면서 자금이 가상화폐거래소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빗썸의 경우 지난 8월 기준 회원 수 78만명을 확보했으며, 6월과 7월 각각 한 달간 거래량 1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8월19일에는 하루 거래액이 2조6018억 원을 기록하며 코스닥 하루 거래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 결과, 가상화폐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총 매출액이 43억원에 불과했던 빗썸은 올해 11월 거래 수수료로만 600억원가량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원 지분 100%를 15억원에 인수했던 데일리금융그룹의 경우 2년여 만에 기업가치가 70배 이상 상승했다.
가상화폐거래소를 운영하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벤처캐피탈의 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SBI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지난 9월 초 500원 수준이던 주가가 두나무에 투자한 것이 알려지면서 지난 9월29일 1315원까지 상승했다. 12월 현재도 1000원대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빗썸을 운영하고 있는 BTC코리아닷컴 주식 11%를 보유한 비덴트 역시 지난9월 6000원 수준이던 주가가 12월 현재 1만35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VC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급상승하며 가상화폐거래소를 운영하는 업체들에 투자한 VC들이 투자액에 수십배 이상 수익을 내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자 투자쏠림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가치가 급등하면서 벤처캐피탈 자금이 가상화폐거래소로 몰리고 있다. 서울 여의도 에스트레뉴 빌딩에 위치한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원블록스 대형 전광판.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