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강자 메디톡스, 신약업체로 탈바꿈

10개 신약후보물질 공개…건기식·의료기 사업 진출

입력 : 2018-01-03 오후 4:19:42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보톡스 강자인 메디톡스(086900)가 신약개발 전문업체로 탈바꿈한다. R&D센터를 개소했고, 베일에 쌓여 있던 신약 파이프라인 10여개를 공개했다. 보톡스와 필러 중심 전략에서 나아가 글로벌 신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 2일 R&D 연구현황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바이오신약이 8개, 합성신약이 2개로 총 10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황반변성, 당뇨병성막막증, 당뇨, 면역질환, 흑색종, 고형암 등 질환에 대한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합성신약 파이프라인은 유산균을 활용한 지방분해주사제, 골관절염 등이다. 해외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임상시험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는 보톡스 국산화를 주도한 업체로 평가받는다. 보톡스가 국내 처음 수입된 것은 1996년이다. 오리지널격인 엘러간이 '보톡스'를 국내 발매했다. 이후 메디톡스가 2006년 국내 업체 최초로 보톡스(메디톡신)를 출시했다. 2013년 필러(뉴라미스)를 출시해 피부미용 전문업체로 성장했다.
 
메디톡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332억원이다. 보톡스와 필러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90%를 넘는다. 전체 매출에서 비중은 각각 60%, 40% 정도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R&D 투자비는 186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3.9%를 나타냈다. 메디톡스는 매년 매출액의 15% 정도를 R&D에 투자했지만 구체적인 파이프라인을 공개하지 않았다.
 
파이프라인 공개를 통해 피부미용 업체에서 나아가 신약개발 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에 개소한 경기도 수원 소재 메디톡스 광교 R&D 센터에서 200명 이상 연구진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착수했다.
 
다만 대부분 신약후보물질이 비임상 초기 단계라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산신약 1개를 개발하기 위해 약 10년 동안 300억~500억원이 투자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선 1조원 정도를 사용해야 한다.
 
메디톡스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의료기기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도 뛰어든다. 개발 중인 건강기능식품은 체지방감소제, 숙취해소제로 확인된다. 의료기기는 음경확대 필러, 유착방지제를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건기식과 의료기기 유통망 확보를 위해 외부업체와 협업 등이 고려된다. 보톡스와 필러 단일 사업에서 벗어나 매출 증대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R&D에 지속 투자해온 메디톡스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보툴리눔톡신 및 필러 분야와 함께 바이오의약품, 합성신약,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2022년까지 글로벌 바이오 기업 TOP20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왼쪽에서 다섯번째)와 귀빈들이 지난해 8월 '메디톡스 광교 R&D 센터' 개소 컨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메디톡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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