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5세대(5G) 통신 필수설비 공용화를 위한 적정대가 협의를 신속하게 할 뜻을 내비쳤다.
유 장관은 9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18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필수설비 공용화를 위해 다른 이통사들이 KT에 줄 적정대가 협의를 가급적 빨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수설비란 전봇대와 관로 등 전기통신사업에 필수적인 유선설비다. 국내 통신 필수설비의 대부분은 KT가 보유하고 있다. 그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에 필요한 필수설비를 공용화해 중복 투자를 방지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유 장관과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5일 간담회를 열고 5G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필수설비를 3사가 공용화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유 장관은 "아직 구체적인 금액까지 나온 단계는 아니다"며 "KT에게 적정대가를 줘야 하고, 협의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가 있다면 같이 풀 수 있도록 과기정통부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가 5G를 상용화하는데 일정이 늦어지면 안 된다"며 "이통 3사가 각자 투자하면 투자 효율이 떨어지고, 국민의 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6월 5G 주파수 경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사진/과기정통부
유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온 제로레이팅에 대한 반대 의견에 대해서는 "거기까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제로레이팅이란 소비자가 특정 서비스를 사용할 때 나오는 데이터 요금을 해당 서비스 콘텐츠 사업자(CP)가 대신 납부하는 것을 말한다. 이통사들은 데이터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CP들도 데이터 요금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CP들은 이통사들의 비용 분담 요구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구글·페이스북·네이버·카카오와 이통사의 자회사 등 자본력이 탄탄한 곳들이 제로레이팅을 적용하면 중소 CP들은 경쟁력을 잃게 돼 망 중립성 원칙이 훼손된다"며 "이용자 차별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고민이다.
한국전파진흥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인공지능 스피커(우리집AI)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번 CES는 불참했지만 MWC에는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과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 관련 종사자 1000여명이 참석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