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증시전망)⑦유통·화장품, 한·중 관계 개선에도 '온도차'

유통업종 지수, 꾸준한 상승세…화장품 업종은 시간 필요

입력 : 2018-01-11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사드 정국 이후로 주춤했던 유통·화장품 업종의 주가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인 방문객들의 유입이 본격화되는 한편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완전한 실적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개별 종목의 펀더멘탈과 시장 상황에 따른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드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작년 3월 중국 여유국(중국 관광분야 주무부처)이 비공식 지침으로 한국행 여행상품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한중관계가 악화되자 유통·화장품 업체는 직격탄을 맞았다. ‘2016년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방문 외국인들의 주요 활동은 쇼핑(47%)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복순위 까지 고려할 경우 쇼핑은 75.7%로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낸다. 이는 외국인들의 방한이 유통업체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그 중에서도 중국인의 쇼핑 여행 비중은 88.9%로 방한 목적이 쇼핑에 집중돼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인 방문객 감소로 연간 약 9조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소매 유통시장 규모는 약 400조원으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1.5% 가량 줄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백화점 업종 톱픽 신세계·롯데쇼핑, 따뜻한 겨울
 
한·중 관계 개선과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늘면서 백화점과 면세점, 호텔업 등의 업황 개선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도 이를 반영하듯 회복세다. 코스피 유통업종 지수는 10일 0.41% 오른 475.17에 마감했다. 지난해 9월 사드배치에 따른 불안감에 지수는 418.87까지 하락했지만,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유통 지수도 작년 9월 381.86에서 10일 654.4까지 올라섰다. 
 
특히 백화점 업종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지난해 1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9.4% 증가한 1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5.4%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점포당 매출액 증가율은 백화점(6.7%)이 가장 높았다. 신세계(004170)의 경우 10일 장중 52주 신고가인 32만500원을 기록했다. 작년 초 16만원대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1년 사이에 94% 상승했다. 롯데쇼핑도 10일 22만2000원에 장을 마감해 올 초(20만500원)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세계에 대해 “백화점은 물론 센트럴시티와 신세계인터내셔널 모두 성수기 및 의류 판매호조로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며 “여기에 사드 보복조치 소멸로 면세점의 기업가치도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에 대해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개별관광객 매출 증가 전망과 함께 점진적인 주가 재평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겨울 의류 매출 호조로 국내 백화점 부문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에서 유커들이 면세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화장품 업종은 아직…톱픽은 LG생활건강
 
화장품 업종도 한·중 관계 해빙 수혜가 기대되지만, 과거와 같은 영광을 되찾을 지는 미지수다. 앞서 화장품은 국내 주식시장의 주도주 역할을 했지만, 성장폭 둔화와 사드 배치 이슈로 부진에 빠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인들이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화장품 산업이 과거처럼 높은 프리미엄을 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브랜드 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중 갈등이 이어진 사이에 일본과 유럽 화장품이 반사이익을 받으면서 입지를 강화해 왔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10일 2.52% 오른 30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 하반기부터 주가가 하락해 지난해 9월에는 2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가장 높았던 2015년 7월의 45만원대에는 많이 못미친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하향이 마무리되는 국면으로 이제는 긍정적인 시각에 무게를 둘 때”라며 “올해는 중국 수요 정상화로 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051900)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LG생활건강은 10일 6.45% 오른 122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고가였던 작년 11월의 129만원에 근접해가고 있다. 회사는 지속되는 내수침체와 중국 관광객수 급감 등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로 구성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이에 메리츠종금증권은 화장품 업종 톱픽(Top-pick)으로 LG생활건강을 제시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럭셔리 화장품 시장의 고성장 수혜를 볼 것”이라며 “생활용품에서도 헤어바디의 코스메틱화와 해외 성장 잠재력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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