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인력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체 보험설계사 규모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 데다, 법인보험대리점(GA)이 늘면서 전속 설계사 유출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에선 전속 보험설계사 모집이 한창이다. 자발적 가입률이 낮은 생명보험의 특성상 온라인 등으로 영업채널을 다변화하는 데 한계가 있어 보험사들로선 전속 채널 강화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대형 생보사들의 전속 채널 쏠림 경향이 강하다.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해 10월 전체 보험(초회보험료 기준)의 62.7%가 전속 설계사에 의해 모집됐다. 이어 신한생명(47.1%), 미래에셋생명(46.4%), KDB생명(45.3%), ING생명(43.5%), 한화생명(41.6%) 순으로 모집형태별 초회수입보험료에서 전속 설계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ING생명 등 일부 보험사는 텔레마케팅(TM)과 사이버마케팅(CM) 없이 대면모집에 ‘올인’하고 있다. 대리점을 통한 모집 비중도 작아 전속 채널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은행연계보험(방카슈랑스) 모집 비중이 큰 삼성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현대라이프생명, AIA생명 등도 전속 채널을 확대한다는 기조는 같다. 업계 관계자는 “조직 규모 유지 내지는 확대는 모든 생보사의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험설계사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으로 2015년 13만404명이었던 보험설계사 수는 2016년 12만7554명으로, 지난해 12만4674명으로 줄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보험설계사를 모집하기 쉬웠는데, 요즘엔 유사 업종이 늘어나면서 모집은커녕 그나마 있는 설계사들을 지키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특히 GA가 늘면서 전속 설계사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전속에서 GA로 이동하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다양하게 취급할 수 있고 근무환경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실적구간에 따라 전속설계사보다 높은 판매수수료율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GA는 ‘내 고객’ 관리와 보험 유지가 어렵다는 리스크가 있지만 어느 정도 실적만 받쳐준다면 전속보다 높은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전속으로 일하다 GA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 그래도 보험설계사를 구하기 어려운데 GA가 늘어나면서 전속 설계사 유출도 심해 대부분의 보험사가 비슷한 고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업계가 법인보험대리점(GA) 증가에 따른 전속 보험설계사 유출 등으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