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방통위 전방위 압박…이통사 '한숨만'

업무보고 뜯어보니 '가계통신비 절감·시장 감시 강화'…이통사 "투자할 곳도 많은데"

입력 : 2018-01-29 오후 6:18:56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이동통신사들의 한숨이 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2018년 업무보고에 가계통신비를 절감하고 시장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각각 포함시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이통사 압박이 강도를 더한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왼쪽에서 셋째, 단상 앞)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교육부·문체부·방통위의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맨 왼쪽이 조경식 방통위 사무처장. 사진/뉴시스
 
방통위는 29일 업무보고에서 이통사와 알뜰폰 사업자간 불공정행위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지난해 8월 이효성 방통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일부 이통사가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하는 유통망에게 장려금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친다며 이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9월 이통 3사 최고경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알뜰폰 타깃 마케팅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통사와 케이블TV 사업자 간의 거래관계 감시도 강화된다. 이통사의 모바일과 케이블TV 사업자의 방송·초고속인터넷과 결합해 판매하는 동등결합 상품 구성시 이통사의 과다한 대가 요구 등을 집중 감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5세대(5G) 통신 상용화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해 이통사들이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산업 진흥 측면도 함께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또한 이날 통신·인터넷 분야 현안으로 망중립성을 꼽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각종 동영상 서비스들로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미국은 지난해 12월 망중립성 원칙 폐지를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망중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망중립성 원칙 유지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통사들은 5G 시대가 열리면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돼 망중립성 폐지에 찬성 입장이다.
 
분리공시제도 사정권이다. 이통사와 제조사들은 휴대폰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단말기 모델과 요금제에 상응하는 지원금을 지급한다. 지원금 중 이통사와 제조사의 몫을 구분해 공개함으로써 유통구조를 투명화하고 출고가 인하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현재 분리공시제 관련 6개 법안이 발의됐고, 여야와 이통사 등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며 "상반기까지 도입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4일 열린 업무보고에서 데이터 요금을 인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통신 데이터요금을 기존보다 18% 인하해 1메가바이트(MB)당 4.29원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9월15일부터 선택약정요금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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